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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 바이든 예산안 비판 “전기차 지원 법안 지워버려야”
6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CEO 협의회(CEO Council Summit)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세금 공제안을) 나라면 다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날 텍사스 오스틴의 테슬라 공장 건립 현장에서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1조7000억달러(약 2068조325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 지출 법안’에는 전기차 지원 방안이 담겼다. 이 법안은 노조가 결성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4500달러(약 531만5000만원), 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경우 500달러(약 59만원)를 추가 공제하는 혜택을 담고 있다.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테슬라는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머스크는 이어 정부가 나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것도 불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서명한 1조2000억달러(약 1417조3200억원) 규모의 ‘인프라 예산안’에는 전기 자동차 충전소 확대를 위한 예산 75억달러(약 8조8568억원)가 배정된 상태다. 머스크는 “우리에게 주유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가? 당장 (그 법안을) 지워 버려라”라고 비판했다.
반면 머스크는 미국 정부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은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많은 관료들은 (과거) 자국이 작은 경제 규모 때문에 휘둘리는 듯한 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라면서 “그들은 중국이 시장에서 존재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아직 완전히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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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노조 문제로 바이든 정부와 ‘불편한 관계’
머스크가 신(新) 냉전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악화한 미·중 관계 속에서 자국을 자극하고 중국을 옹호하는 까닭은 미국 정치권과 머스크의 불협화음 때문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머스크 등을 겨냥해 ‘억만장자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8월 전기차 업계 간담회 때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CEO인 머스크를 초청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친(親)노조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로서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테슬라를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 외에도 중국 시장이 테슬라 해외 매출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머스크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한편, 머스크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언급하며, 본인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거의 동등한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사용 가능한 궤도 로켓 ‘스타쉽’ 개발이 매우 어렵다면서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머스크는 “스타쉽 로켓을 만드는 것은 인류가 여러 행성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아닐지를 결정하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