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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27.1% 늘어난 4657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매출액은 7조4898억원으로 전년대비 7.8% 줄었으나 영업익이 늘었고, 이에 힘입어 영업 외 손익을 반영한 당기순이익(2533억원)도 전년대비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영업이익(1조3873억원)이 74.9% 늘었고, 당기순이익(6602억원) 역시 지난해 727억원 대비 9배 이상(808.4%)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일시적으로 발생했던 부정적 요인들이 사라진 데 따른 실적 개선이란 게 가스공사의 설명이다. 가스공사는 원료인 천연가스를 도입(수입)해 발전·난방용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국내 공급가를 연료비에 연동해 정하고, 1년에 한 번씩 이를 조정해 해당 분기 손익에 반영하는데, 올해는 지난해 대비 조정에 따른 손실이 2546억원 적었고, 이는 고스란히 2분기 영업익 증가에 반영됐다.
매출액은 큰 폭 줄었다. 상반기 누계 20조3005억원으로 전년대비 22.1% 감소했다. 가스 국내 판매단가를 결정짓는 국제 천연가스 시세가 내리면서, 국내 판매단가 역시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22.1%(24.66→19.22원/MJ) 내렸다. 판매물량 역시 발전사의 천연가스 직수입 물량 확대로 1.0%(1846만→1828만t) 감소했다. 도시가스용 가스 판매량은 4.7%(998만→1045만t) 늘어난 반면, 발전사 직수입이 가능한 발전용 가스 판매량은 7.7%(848만→783만t) 감소했다.
◇미수금 증가에…실질 경영환경 개선 ‘난망’
상반기 호실적에도 가스공사의 실질적인 경영환경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수 도시가스용 미수금은 3월 말 13조5491억원에서 6월 말 13조7496억원으로 오히려 3개월 새 2005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회계상으론 가스공사의 수익으로 잡히지만, 실제론 받지 못한 돈 언제 회수할지 장담할 수 없다.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인 발전용은 대부분은 전력 공기업인 한국전력(015760)공사가 제값을 내고 사지만, 나머지 절반은 정부 정책에 따라 ‘외상’이 되는 셈이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은 지난 2021년 말까지만 해도 1조7656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국제 천연가스 시세 급등 여파로 2022년 말 8조5856억원, 2023년 말 13조110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2008년 국제 에너지값 급등 때 쌓였던 미수금이 5조원을 해소하는 데 5년이 걸렸다는 걸 고려하면 가스공사는 앞으로 10년 이상 미수금 증가에 따른 부담을 이자를 감수한 차입 등을 통해 감당해야 할 수 있다.
◇물량감소·자구노력에 부채는 반년새 3조 줄어
정부도 이달(8월) 주택용 도시가스 도매가를 6.8% 인상(서울 4인가구 기준 월평균 3770원↑)하는 등 미수금 해소 노력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원가 대비 낮은 수준이란 게 가스공사의 설명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영업실적은 지난해의 일회성 비용 해소로 정상화했으나, 8월 요금 인상에도 (실질적인) 민수 도시가스 공급가는 여전히 원가에 못 미쳐 미수금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6월 말 기준 가스공사의 재무상태는 작년 말 대비 소폭 개선한 모습이다. 천연가스 도입 물량이 줄어들면서 누적 차입금(37조5276억원)이 반년새 1조4994억원 줄었고, 이에 따라 부채(44조4794억원) 역시 2조9493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기준 이자 비용도 전년대비 556억원 감소했다.
가스공사는 판매관리비를 약 10% 줄이는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가고 있고, 최근 천연가스 국제시세 하락으로 수익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해외 5개 가스전에서 분기당 2000억원 전후의 이익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