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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산업용만 올린다…kWh당 10.6원 인상

강신우 기자I 2023.11.08 15:00:00

주택용·소상공인 전기요금 ‘동결’
대기업용 요금 kWh당 6.9%↑
고압C기업 月 3억원 추가부담
“내년 총선일정 등 고려 안 해”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부가 물가 폭등과 서민부담 등을 고려해 4분기 주택·소상공인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다만 천문학적인 한국전력공사(한전)의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산업용, 특히 대기업용 전기요금에 한해 평균 kWh(킬로와트시)당 10.6원 (6.9%)인상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이번 전기요금 조정안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일반 가구, 자영업자 등 서민경제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데 당정이 인식을 같이하고 반도체, 철강 등 대기업이 쓰는 요금만 올린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약식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되 물가와 서민경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주택·소상공인 전기요금은 향후 국제 연료가격, 환율 추이 등을 살펴가며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과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로 나뉜다. 갑은 이번에 동결했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자는 차원에서다. 을에 한해 오는9일부터 평균 kWh당 10.6원 올린다. 을의 전력사용량만 해도 국내 전체 전력사용량(54만7933GWh)의 48.9%를 차지하는 만큼 한전채 발행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수준에서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시설규모 등에 따라 요금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별 세부 인상폭은 차등화했다. 이에 따라 산업용(을) 고압A(3300~6만6000V이하)는 kWh당 6.7원 인상하고 그 외 산업용(을) 고압B(154kV)·C(345kV 이상)는 kWh당 13.5원 올린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 요금 인상으로 한전은 올해 4000억원, 내년 2조8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산업용 고객은 고압A는 월 200만원, 고압B 2억5000만원, 고압C 3억원 가량의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차관은 이번 인상에 따른 산업계 부담과 관련해선 “산업용(을)은 전기를 아주 많이 쓰는 기업에 해당한다. 가정의 100배 정도 쓴다고 보면 된다”며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커서 요금 인상분을 부담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그동안 값싼 전기를 대량 사용한 혜택을 누렸기 때문에 이번 요금 인상으로 경영효율이나 에너지효율로 극복 가능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안은 내년 총선 일정과 물가 폭등, 한전의 재무위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지만 단기적인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강 차관은 이에 대해 “정치권의 눈치나 총선 등 정치적 사안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와 전기요금의 원가 미달, 작년부터 총 5차례 요금 인상 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요금 조정으로 한전의 재무구조를 완전히 해소하진 못하나 앞으로 한전 재무구조 전개 상황과 물가, 에너지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추가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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