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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주도 비슷한 주가 흐름이다. 흥구석유(024060)는 전월(4965원) 대비 46.8% 뛴 729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호석유(011780)는 이날 13만4100원으로 전월(12만1500원) 대비 10.4%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석유(004090)는 9410원에서 1만540원으로 12.0% 상승했다.
고금리와 강달러 영향으로 증시 전반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정유주와 석유주가 강세를 띠는 건 유가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79% 오른 90.39달러에 거래 마쳤다. 한 달 전(8월25일) 79.83달러와 비교하면 10.3% 올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92.43달러를 기록해 한 달 전(83.95달러)보다 10.1% 상승했다.
국제유가 급등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이 촉발한 헤지펀드의 원유 선물 매수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원유 가격에 상당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저점 대비 30달러의 상승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도 유가 상승의 한 요인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8월 원유 수입량은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국영 정유업체의 가동률은 85%에 육박하며 2015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원유가격이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 최대 세일업체인 콘티넬털리소시스의 더그 롤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신규 셰일유 생산이 없을 경우 국제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20일 국제 원유 가격 벤치마크 브렌트유의 12개월 후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93달러에서 100달러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선 올해 4분기에는 유가 상승폭이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동 산유국의 5~9월 냉방시즌이 종료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자발적 감산 이슈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계절성 후퇴를 감안하면 3분기와 같은 상승 속도는 유지되기 어렵다”며 “9월 막 막바지 중동 산유국의 냉방시즌이 종료될 시점이며 유가에 미치는 계절성 기여도가 사라질 순간”이라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도 유가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개월간 상승한 유가 상승 흐름은 10월 이후 점진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매파적 연준 스탠스(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가 재개되면서 유가 상승 흐름이 제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