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미국인들이 연간 50억달러(약 5조3100억원)씩 사용하는 허브 보조식품 대부분이 상표에 표시되지 않는 재료가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욕타임즈(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허브를 사용한 보조식품 대부분이 상표와 다른 재료로 포함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연구진은 12개사의 총 44개 제품을 대상으로 DNA 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제품에서 상표에 쓰여지지 않은 재료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항우울증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세인트존스워트(물레나물과 다년생 허브) 제품 중 일부는 쌀만 사용한 제품도 있다. 일부 제품에서는 상표에 표시되지도 않은 검은 호두도 발견돼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됐다.
연구진은 “이런 보조식품들은 쌀이나 콩 같은 곡물에다 허브를 살짝 곁들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와 같은 보조식품으로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쌀이나 콩은 허브 보조제품 부피를 늘리는 용도로 사용된다.
허브 보조제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술한 규제도 문제다. FDA는 차(茶) 같은 제품은 DNA 검사를 활용해 상표와 제품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검사하지만 허브 보조제품에는 이런 검사를 강제로 시행하지 않는다.
현재 대다수 허브 보조제품은 자체 실시한 DNA 검사를 FDA에 제공하는 정도다. 부작용에 관한 규정도 심각한 신체적 문제가 수반되지 않는 이상 처벌받지 않는다.
한편 미국 식물학 자문위원회 소속 스테판 가프너 수석 과학사무관은 캐나다 연구진 조사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DNA 검사 과정이 재료가 변질됐을 수 있다”며 “조사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