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나토는 이날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향후 5년 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1000억달러(약 134조 8500억원) 규모 군사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제안한 것으로, 이른바 ‘대(對)우크라이나 미션’(Mission for Ukraine) 계획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정치적 변화의 바람에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메커니즘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지원 패키지엔 나토가 미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람스타인그룹)의 통제권을 넘겨받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UDCG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그룹으로 나토 32개 회원국 및 기타 2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속한 미 공화당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에 반대하고 있으며, 자신이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지속 내비쳤다. 앞서 미 정부의 600억달러 규모 군사지원 패키지 역시 공화당의 반대로 하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유럽에선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올해 9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오는 7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는 32개 회원국들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패키지 승인을 위해선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획했던대로 논의가 진행되고 정상회의에서 패키지가 승인되면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를 관리할 수 권한을 갖게 된다.
나토의 한 외교관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계획이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해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외교관은 다만 회원국들 간 의견이 엇갈릴 경우 지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