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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말 국내은행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이 차지하는 비율인 부실채권 비율이 0.40%로 잠정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총여신은 8조7000억원(0.3%) 줄어든 반면 부실채권이 4000억원(4.5%) 늘어난 결과다.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한 것은 2020년 3월(0.78%) 이후 처음이다.
대기업 여신(0.01%포인트 감소)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부실채권 비율이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신용대출이 각각 0.04%포인트, 0.03%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폭이 컸다. 지난 3년간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정부 지원에 힘입어 부실채권 비율이 낮아졌으나 ‘코로나 착시’가 끝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실채권 비율의 절대 수치는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낮다. 문제는 신규로 발생하는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부실채권 신규발생 규모를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조8000억원, 2분기 2조3000억원 3분기 2조5000억원 4분기 3조원 등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부실채권 비율은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선행지표인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연체율은 대출을 1개월 이상 연체한 비율로, 차주가 3개월 이내 연체액을 갚지 못하면 해당 대출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다.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올해 1월 말 0.31%로 전월 말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이 분기 말 연체채권을 상각하는 효과가 반영된 수치지만 개인사업자와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은 크게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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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은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켜졌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323410),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0.53%를 기록했다. 사업 초기인 만큼 대출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예견된 일이었으나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3분기 0.39%에서 4분기 들어 0.14%포인트 급등했는데, 이는 4분기 부실채권 비율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36% 올랐다는 의미다.
특히 케이뱅크는 0.95%로 특수은행인 수출입은행(1.12%)을 제외하면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토스뱅크는 2021년 말 0.01%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0.53%로 급등했다. 카카오뱅크는 0.36%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인터넷은행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한 것은 중신용 고객이 지난해 4분기 급등한 금리를 감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은 일정 수준 이상을 중신용대출로 취급해야 한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비율 반등은 시간문제였을 뿐 아직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은행들이 부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을 늘려 손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잔액 비율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지난해 말 227.2%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165.9%)과 비교하면 크게 올랐다.
다만 금감원은 “부실채권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했고 지난해 하반기 중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향후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