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주식시장에서도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0일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은 이후 불붙은 상승세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이 닷새 연속 삼성그룹주를 사들였다.
지배구조 핵심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물산(000830)이 1%대 상승세를, 삼성생명은 2.42% 올랐다. 삼성물산으로의 합병 시나리오가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4%대 강세였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들이었다. 삼성전자우(005935)는 3.2% 폭등한 116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했고, 삼성물산우(000835)선주는 10% 가까이 폭등했다. 호텔신라우선주의 상승폭은 6.73%에 달했다.
금융 부문의 핵심회사인 삼성생명도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유력시되며 계열사 지분 창고로 불리는 삼성물산은 지배구고 개편 과정에서 중간 지주회사 전환이 거론되고 있다.
지주회사는 통상 사업 자회사로부터의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 수입으로 운영된다. 해당 지주회사가 각 계열사 지분을 사고팔아 지분 조정작업을 해야 한다면 배당 압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에 분할 전의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우선주는 높은 배당을 가져갈 수 있는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물산 우선주는 지난 12일 이후 현재까지 상승률이 17.91%에 달하고, 삼성전자 우선주와 삼성화재 우선주는 각각 11.53%, 11.46% 급등하면서 보통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기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분할이 현실화 된다면 배당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자산가치도 재평가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삼성전자 우선주가 고점을 넘어선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여전히 삼성그룹주의 상승을 점치는 이들이 많지만 갈수록 커지는 상승 부담 역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지배구조 핵심에 위치한 회사들의 주가가 10% 안팎으로 치솟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에 끌려 가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 않는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