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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룰라에 "오랜 친구"…美맞서 中·브라질 연대강화

김겨레 기자I 2023.04.14 23:18:00

시진핑 주석·룰라 대통령 14일 정상회담
시진핑 "중국·브라질은 전략적 동반자"
룰라 "무역 왜 달러로 하나" 의기투합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했다. 최근 미국에 맞서 외교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국은 ‘반미’를 공통점 삼아 브라질과 연대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중국 외교부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시 주석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화창하고 꽃피는 봄에 베이징에서 옛 친구를 다시 만나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도 회담에 앞서 중국과 브라질의 관계를 거론하며 “우정은 와인과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진다”고 화답했다. ‘남미 좌파의 대부(代父)’로 불리는 룰라 대통령은 앞서 2003∼2010년 대통령 재임 기간 두 차례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과 브라질은 동·서반구의 가장 큰 개발도상국이자 중요 신흥국으로 전략적 동반자로서 광범위한 공통 이익을 갖고 있다”며 “중국은 항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라질과의 관계를 바라보고 있으며 중국과 브라질 관계를 외교적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 추진하고 있다”며 “룰라 대통령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신시대 중국·브라질 관계의 미래를 이끌며 양국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미주 이외 지역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브라질 입법부와 각계 각층의 공통적이고 간절한 염원이기도 하다”며 “중국은 오늘날 세계 정치, 경제 무역, 과학 기술 및 기타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힘이며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무역·투자, 디지털 경제, 정보통신, 우주, 농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 강화 문건에 서명하고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두 사람은 대화와 협상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더 많은 국가가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미국 달러 패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중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일 그는 브릭스(BRICS, 중국·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가 설립한 상하이 신개발은행(NDB) 본부를 찾아 “매일 밤 나는 ‘왜 모든 나라가 무역에서 달러에 연동되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우리 자신의 통화로 하지 못하는가’라고 자문한다”며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과 브라질은 지난달 양자 간 교역에서 달러 결제를 배제하고 위안화와 헤알화로 결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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