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카페24 디지털전략연구소장은 16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위기 넘어 기회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 생존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컨버전스 포럼(ECF)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D2C는 아마존 같은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대신 자사 쇼핑몰을 만들어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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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소장은 “대표적인 기존 유통 채널인 백화점(오프라인)과 오픈마켓(온라인)은 어느 정도의 트래픽을 확보해주거나 보장해주는 데 의미가 있지만 고정된 사용자환경(UI)과 운영 정책 때문에 우리 브랜드의 메시지, 톤앤매너를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다”며 “D2C는 철저하게 우리 브랜드의 고객을 만나고 독자적인 사용자경험(UX)·정책을 통해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순간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취급받아 브랜딩이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기업들이 D2C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으로 브랜딩 외 이익 극대화를 꼽았다. 박 소장은 “D2C는 고객이 직접 자사의 채널로 들어오기 때문에 고객 데이터를 오롯이 가질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 측정, 개선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고객 데이터를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광고 타깃 적합성이나 고객 이탈 원인을 분석하는 등 데이터 기반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박 소장은 또 “D2C몰을 해외 진출 거점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D2C몰을 해당 언어로 바꿔 자사 브랜드의 해외 시장 수요를 빠르게 테스트해본 후 시장 반응에 따라 유력 마켓에 입점하거나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 실제로 CJ올리브영은 영문 쇼핑몰을 만들었다.
허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 입장에선 기존 회사 시스템(기간계)과 연동, 커스터마이징, 비용 등이 고민거리다. 박 소장은 “기간계 시스템 연동, 커스터마이징을 이미 오픈 API 형태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스포츠 패션 분야 C브랜드는 한정판 상품을 판매하는 ‘드로우’ 앱을 만들어 API를 통해 자사몰에 연동했으며, 농심도 D2C몰에 주문형 출판 서비스 ‘농꾸’를 구현했다.
박 소장은 “궁극적으로는 D2C몰을 허브로 옴니채널을 구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탈 아마존’을 선언한 나이키처럼 D2C에 ‘올인’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나이키의 경우 지난해 기준 매출의 40%가 D2C 채널에서 발생되고 있다. 이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60%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그는 “D2C몰을 허브로 마켓, 소셜미디어(SNS)를 연동시켜 고객이 어떤 채널로 들어오더라도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