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캠핑과 휴가 등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가을에는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질병이 있다. 일명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Sever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이다.
이름부터 생소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으로, 주로 산과 들판의 풀숲에 살고 있는 작은소피참진드기(또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이다.
최근 5년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감염사례도 2013년 36건(사망 17명), 2014년 55건(사망 16명), 2015년 79건(사망 21명), 2016년 165건(사망 19명), 2017년 272건(사망 54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야외활동을 주로 하는 등산객, 농업 종사자, 야외활동을 즐기는 가족 등은 항시 주의가 필요하다. 발생지역은 제주, 전남, 경북, 강원도 등으로 한반도 전역에 걸쳐서 발생했으며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9세로 고령층에게서 많이 발생했다. 발생 시기는 5월부터 10월까지이며 7월부터 많은 환자가 발생하며, 특히 가을에 야외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감염되면 증상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약 1~2주 정도의 잠복기 뒤 고열증상과 구역감 및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며, 림프절이 커진 채로 1~2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혈액을 검사 시에는 혈소판과 백혈구 수치가 감소가 보이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발성 장기부전(콩팥기능 저하, 혈압저하 등등) 이나 신경학적 증상(어지러움, 섬망, 두통, 발작 등) 이나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안미영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특정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아 증상에 맞춘 보존적인 치료만 가능하다”며, “환자 증상에 따라 탈수가 심할 경우 수액을 맞거나, 혈압이 떨어지면 혈압상승제 주사를 맞는 등의 치료받게 되는데, 최선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30%의 환자가 사망하므로 반드시 전문 의료진이 있는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풀숲에 들어갈 때에는 긴 소매, 긴 바지를 착용해 피부노출을 최소하고 소매를 단단히 여미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 후에는 옷을 털은 후 벗어 바로 세척하고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안미영 과장은 “풀밭에서 피크닉, 캠프 등의 야외활동을 할 때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지 말고, 돗자리를 이용해 풀밭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며 사용한 돗자리는 잘 털어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면서, “등산로가 아닌 풀이 무성한 산길은 최대한 자제하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 일상생활 속에서 예방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