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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승객 조롱 승무원에 대륙 '부글'.. 홍콩 행정장관까지 나섰다

김겨레 기자I 2023.05.24 16:15:55

캐세이퍼시픽, 中승객 험담한 승무원 3명 해고
존 리 행정장관 "홍콩 이미지 훼손" 수습
中관영지 "홍콩, 본토인 깔보는 사고 만연" 비판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이 중국 본토 승객을 험담해 논란이 된 승무원들을 3일 만에 해고하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비난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존 리 홍콩 행정장관까지 나서서 진화에 나섰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웨이보를 통해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의 중국 본토 승객 차별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웨이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4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캐세이퍼시픽 일부 승무원이 본토 승객에게 무례한 발언을 해 매우 분개하고 실망했다”며 “이번 사건은 홍콩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중국 본토 동포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심각한 사건이라고 캐세이퍼시픽 CEO에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리 행정장관은 “관련 승무원은 이미 해고됐지만 비슷한 상황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캐세이퍼시픽은 교육 및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존중과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지난 21일 중국 청두에서 홍콩으로 가던 항공기 안에서 중국인 승객을 험담하던 캐세이퍼시픽 승무원 간 대화를 녹음(31초 분량) 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중국에선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해당 파일에서 승무원들은 ‘담요’(blanket)를 ‘카펫’(carpet)이라고 잘못 말한 중국인 승객을 두고 “‘카펫’이라고 말하면 담요를 얻을 수 없지”라고 조롱했다. 또 광둥어를 못 알아듣는 승객을 지칭하며 “사람 말을 못 알아듣네!”라고 비꼬았다. 홍콩을 비롯한 광둥성에선 광둥어를, 중국 본토에선 만다린(베이징어)를 사용한다.

캐세이퍼시픽은 논란이 확산한 지 이틀만인 23일 해당 승무원 3명을 해고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틀 사이 최고경영자(CEO) 명의 사과를 포함해 3번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로널드 람 CEO는 “회사 정책 및 행동 강령의 심각한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며 “이 같은 정책 위반에 타협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 매체는 이번 캐세이퍼시픽 항공 사태가 홍콩 사회에 만연한 중국 본토 차별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는 “홍콩 엘리트뿐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 사이에서도 본토인을 깔보고 자신들은 영국식 교육을 받은 ‘고급 중국인’이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하다”며 “홍콩 반환 후 정부 주도의 탈식민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 여전히 식민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내용의 사설을 게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캐세이퍼시픽은 외국인을 숭배하고 홍콩인을 존중하지만, 본토인은 깔본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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