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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만, 저는 늘 선당후사의 자세로 오직 당을 위한 선택을 해왔다”라며 “지난 대선 원희룡 예비후보가 탈락했을 땐 망설임 없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고, 지난 지선 유승민 예비후보가 탈락했을 땐 또 망설임 없이 김은혜 후보를 지원했다”라고 했다.
이어 “징계 국면에서도 이준석 대표가 당에 꼭 필요하다 주장했지만, 징계가 개시된 뒤에는 해당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저는 이미 여러 차례 현 상황의 부당함을 설파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대통령이 성공해야 국가가 성공하고, 국민이 잘살게 된다’는 ‘그것이 당을 위한 길’이라는 대원칙을 우선할 뿐”이라며 “그런 제가 가는 길은 처음부터 어느 쪽에도 사랑받기 어려운 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청년 대변인 임명과 관련해 사전에 공조가 있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선 “대통령실에 연락이 온 건 지난 주말이었다”라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저에 대해 (대통령실이) 고려한 지점이 있었다면 그처럼 ‘조건 없이 당을 우선시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 누구에게도 빚을 지지 않았기에 자유롭고, 제가 생각하는 옳은 길을 갈 것”이라면서 “지금은 대통령의 성공이 그것이며 다시 실무자로 돌아가 ‘내부로부터’의 점진적인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게 제가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이며 올바른 변화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주부터 대통령실로 출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박 대변인은 아울러 최근 활발했던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중단하겠다고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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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준석 전 대표는 박 대변인의 이 같은 메시지를 두고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 그리고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박 대변인이 당 대변인으로 있는 동안 저는 단 하나의 지시도 내린 바가 없다”라며 “자유가 가진 큰 기회와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그 자유를 잘 활용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의 근무 환경은 좀 다를 것”이라며 “젊음이란 자유의 모미(몸이)아니면 햄보칼(행복할) 수가 없는데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라고 비유적으로 속내를 표현했다.
‘자유의 모미 아니면 햄보칼 수가 없다’는 표현은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서 비롯된 ‘밈’(Meme)이다. 극 중 ‘권진수’라는 한국인 캐릭터가 어눌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이 전 대표가 이러한 밈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으나 일부는 대통령실에서 일하게 될 박 대변인이 이전처럼 자유롭게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비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