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백년대계인데…학교용지 없앤 LH·인천교육청

이종일 기자I 2024.11.18 14:58:31

인천 영종국제도시 학교용지 부족 논란
LH·교육청, 중학교용지 6→4곳으로 줄여
영종동 학생 수 증가로 중학교 3곳 과밀
주민 학교신설 요구, LH·교육청 ‘남탓만’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시교육청이 영종국제도시(영종하늘도시, 영종동과 운서동 일부)의 학교용지를 줄여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영종동 중학교 3곳이 최근 학생 수 증가로 과밀이 됐지만 학교용지가 없어 학교 신설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은 영종동 파크골프장을 학교용지로 바꿔 중학교를 지어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일부 주민은 이를 반대해 민(民)·민(民)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 중학교 4곳과 파크골프장 위치도. (자료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18일 LH, 인천교육청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2003년 영종국제도시 개발계획 수립 당시 교육청과 협의해 영종동과 운서동에서 중학교용지 6곳을 확보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2008년 학령인구 감소 등의 요인으로 중학교용지 4곳만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LH는 이를 반영해 2009년 기존 중학교용지 6곳에서 2곳을 폐지했다.

당시 교육청은 영종동 한양수자인아파트 근처의 (가칭)중학교4(현재 중산중) 부지를 영종2동행정복지센터 주변으로 옮기고 기존 중학교4 부지를 학교용지에서 해제할 것을 LH에 요구했다. 이에 LH는 기존 중학교4 부지(1만6000㎡)를 해제하며 공원부지로 변경했고 이곳에 파크골프장을 지어 인천시에 기부했다.

영종동은 아파트 미분양이 지속돼 학생이 많지 않았으나 2019년부터 아파트 신축에 속도가 붙으며 입주민 증가로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 2017년까지 학급 과밀 기준은 학급당 35명 이상이었는데 교육부가 2021년 28명 이상으로 변경해 영종동 내 영종중, 중산중, 하늘중은 과밀이 됐다. 교육청은 올 3월 개교한 운서동 운서중이 영종동에서 멀다는 민원이 생기자 학생을 적게 배치하고 다수의 학생을 영종동 중학교 3곳에 몰아 넣었다.

교육청이 배정기준에 따라 학생 거주지와 관계없이 추첨으로 적정 인원을 4개 중학교에 배치하기로 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운서중은 1학년 교실이 4개나 남아돌고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도 안됐지만 나머지 3개 중학교는 학급당 평균 30명을 넘었다. 영종동에서 운서중까지는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이 추세로 가면 내년 아파트 입주 추가 시 영종동 중학교 과밀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일부 주민은 예전 학교용지였던 파크골프장 부지에 중학교를 신설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일부 주민은 아파트 근처인 점 등을 이유로 학교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교육청은 영종동 공동주택사업 취소 부지를 학교용지로 팔 것을 LH에 요구했으나 LH는 파크골프장이 학교용지에 더 적합하다며 거부했다. 교육청은 파크골프장의 학교용지 전환 검토도 LH·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요청했지만 현재는 입장을 바꿨다.

교육청 관계자는 “한양수자인측의 반대 민원이 있고 파크골프장 이용자의 반발도 있어 다른 곳을 검토하려고 한다”며 “LH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지난 11일 하늘중·중산중 사이로 학교용지를 정해 개발계획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LH는 “교육청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애매하다”며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개발계획 변경 신청이 들어오면 협의를 거쳐 변경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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