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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가격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퀄컴은 공정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 대비 최대 30%까지 인상한다. 퀄컴 칩을 탑재하면 최종 소비재인 스마트폰의 가격 인상은 사실상 불가피한 것이다. 최근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수요 회복이 더딘 스마트폰 업체들 입장에서는 ‘독약’과 같다.
MX사업부가 이 같은 상황에서도 퀄컴 칩을 택한 건 엑시노스의 수율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읽힌다. 삼성은 지난해 갤럭시 S24 시리즈 탑재를 통해 엑시노스의 복귀를 알렸다. 당시 최상위 모델인 S24 울트라에만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탑재했고, S24와 S24 플러스 모델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400을 적용했다. 둘을 혼용해 사용한 것이다.
삼성은 3나노 공정 수율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면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에 생산을 맡기기로 했는데 이마저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기술 보호 문제 등 보안을 이유로 삼성의 제안을 거절하며 최종적으로 S25 시리즈의 엑시노스 2500 탑재가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모바일 D램 LPDDR5X 1차 공급사에서도 미국 마이크론에 밀리며 삼성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메모리 1위’ 명성을 달리던 메모리사업부의 모바일 D램 성능은 물론 엑시노스를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 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사업부 등 3개 부서의 초격차 확보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탑재를 목표로 사활을 걸고 있다. Z시리즈 탑재마저 불발되면 내년 상반기 갤럭시 S 시리즈 탑재를 노려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의 성능 개선이 우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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