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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위안화 17년만 약세…원화 가치에도 '하방압력'

정다슬 기자I 2025.04.10 13:25:11

역내위안화 가치 17년4개월만 약세
관세영향력 상쇄, 수출 경쟁력 유지 의도
싱가포르 달러·韓원화에도 영향

중국 위안화 ⓒPixabay 의 PublicDomainPictures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0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 1달러=7.351위안대 후반을 기록하며 2007년 12월 이후 17년 4개월만 위안화 약세·달러 강세 수준을 보였다. 미국이 대중 관세를 125%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위안화 약세를 통해 관세 영향력을 상쇄하고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전일 거래에도 7.3506위안을 기록해 2023년 9월 이후 1년 7개월만 최저치로 하락한 바 있다. 10일 위안화 환율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3년 9월 8일 기록했던 7.351위안을 밑돌며 2007년 12월 하순 이후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위안화 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준환율’을 1달러=7.2092위안으로 설정했다. 인민은행은 상하이 시장에서의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기준환율로부터 ±2%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역내 위안화 환율은 7.3534위안까지 하락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일정 부분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며 위안화를 매도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전국공화당의원위원회(NRCC) 행사에서 “중국이 미국의 관세 효과를 상쇄하려고 환율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산 수출품은 더 저렴해지겠지만 자본 유출의 위험 역시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흥아시아시장 통화에도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즈호 은행의 아시아 외환 전략 총괄 켄 청은 “위안화는 신흥 아시아 시장 통화의 기준점이다”라며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 이 지역 전체에서 매도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달러-아시아 통화에 대한 1개월 리스크 리버설(risk reversals)’이 4월 들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스크 리버설이란 콜 옵션과 풋 옵션의 프리미엄(가격) 차이를 비교해서 시장참가자들이 통화의 상승과 하락 중 어디에 더 베팅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통화 하방 위험에 대한 보험 비용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달러-역외 위안화의 리스크 리버설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급등한 상태다.

블룸버그가 5년간 주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역내 위안화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통화는 동남아시아 통화 중 싱가포르 달러와 태국 바트, 대만 달러, 한국 원화순이었다. 이에 비해 필리핀 페소, 인도 루피 등 내수에 더 중점을 둔 경제권 통화는 위안화 평가절하 위험에 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채권 공동대표인 오마르 슬림은 “올해 안에 위안화가 5~10%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영향을 받을 통화로 중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싱가포르 달러와 한국 원화를 꼽았다.

한편, 이날 낮 12시 1분(중국시간) 기점으로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한 84% 관세 조치가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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