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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푸드테크는 지난달 29일 미국 서브 오토메이션과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계약 절차를 마무리했다. 2019년 설립한 서브 오토메이션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출신 엔지이어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피자 제조 로봇을 미국 푸드트럭 업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12인치 크기의 피자를 제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남짓으로 전 공정을 로봇이 조리한다.
한화푸드테크의 이번 스텔라피자 인수는 김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관계자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스텔라피자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 부사장은 직접 서브 오토메이션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수차례 방문해 벤슨 차이 최고경영자(CEO)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차이 CEO와의 만남에서 김 부사장은 한화푸드테크의 오랜 식음 비즈니스 노하우와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푸드테크 사업 확장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부사장은 최근 외식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하고 공격적인 사업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스텔라피자 인수는 사명 변경 후 김 부사장이 추진한 로봇 푸드테크 분야의 첫 투자다.
한화푸드테크는 스텔라피자를 글로벌 로봇 푸드테크 시장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국내에도 올해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푸드트럭용으로 공급됐던 방식을 매장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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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활용한 푸드테크는 국내에선 최근 3~4년여 전부터 도입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 활성화까지는 가지 못한 상황이다. 일단 초기 투자비용이 많을 뿐만 아니라 회수하는데까지도 걸리는 시간도 상당해서다. 자영업자들이 도입하기엔 다소 부담이어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일부 매장에만 도입하는 등 아직은 태동기에 머물고 있다.
예컨대 커피 제조 로봇만 해도 기본이 되는 협동로봇의 가격은 3000만~5000만원 수준이고 여기에 조립과 시스템을 입히는 비용을 더 하면 1억원 가까이 들어간다. 더불어 로봇 제조 업체들은 물론 이를 식음료 제조용으로 맞춰주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까지 대부분이 중소기업들인데 시장을 주도하는 확실한 업체가 없다는 점도 한계다.
때문에 로봇 푸드테크 업계에선 김 부사장의 한화가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자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대기업 한화의 적극적인 진출이 로봇 푸드테크 시장 전반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등 일부 문제만 해결된다면 식음료(F&B) 시장에 로봇 푸드테크를 도입하려는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중소 로봇업체 관계자는 “자영업자 중심인 국내 F&B 시장의 구조와 중소 SI업체들의 난립으로 시장 전반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화가 로봇 푸드테크 분야에 적극적인 모습과 투자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관련 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시장 활성화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