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포스코·효성 중심 수소 협의체 설립 본격화
현대重·롯데·한화·GS·두산 등도 K-수소 밸류체인 가세
시장 선점 위한 기업간 합종연횡 가속..그린뉴딜 정책 탄력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탈탄소 규제와 맞물리며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가 급부상하면서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보관 등에 이르는 ‘K-수소 밸류체인(Value-Chain)’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민간 중심의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본격 추진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수소 생태계 조성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각 기업들간 더욱 활발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에서 수소사업 추진단을 꾸린 SK그룹은 2025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등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SK그룹은 관계사 역량을 결집해 2025년까지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 글로벌 1위 수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SK그룹은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2023년부터 약 3만t 규모 액화 수소를 생산하고 2025년부터는 친환경 청정수소 25만t을 추가로 생산하는 등 총 28만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투자형 지주사인
SK(034730)㈜의 광폭 수소 투자도 눈여겨 볼만하다. SK㈜는 올초 SK E&S와 함께 글로벌 수소 기업인 미국 플러그파워에 총 1조8500억원(16억달러)을 투입해 지분 약 10%를 확보한데 이어 연내 JV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대량생산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Monolith)에 투자하면서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기도 했다.
| ▲SK㈜가 지분투자로 대주주에 오른 미국 플러그파워의 수소 연료전지(왼쪽)와 수소 충전기에 수소를 주입하는 모습. (사진=S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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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및 수소 매출 30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한
포스코(005490)는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개발을 통해 2050년까지 사업장 탄소 배출 제로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앞서 글로벌 4위 철광석 회사인 호주 FMG(Fortescue Metal Group)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에서 상호 협력키로 하는 한편 그린수소 활용에 필요한 암모니아의 국내 도입을 위해 호주 최대 전력 및 가스기업 오리진 에너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효성그룹도
효성중공업(298040)을 중심으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올초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인 독일 린데그룹과 손잡고 울산에 3000억원을 들여 JV(린데하이드로젠)를 설립, 액화수소 양산 공장을 짓고 있는게 대표적이다. 효성중공업은 2023년초 공장이 완공되면 자동차 10만대 분량인 연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30여 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세우는 등 수소 공급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이 세워질 효성 울산 용연공장의 전경. (사진=효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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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SK, 포스코, 효성 등에 이어 향후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 가능성이 높은 현대중공업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두산그룹 등도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세계 최대 수소 생산 업체 에어프로덕츠와 손잡고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t을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8월중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나프타 분해시설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가 완공되면 해당 설비에서 발생되는 부생수소를 수소충전소 판매에 활용할 예정이다.
|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충남 대산 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약 50만㎡에 건설중인 석유화학단지(HPC콤플렉스) 공장 부지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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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011170)도 최근 SK가스와 손잡고 올해 안에 JV를 설립키로 했다. 향후 울산 지역에서 부생수소를 바탕으로 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수소충전소, 수소 연료전지발전소 등의 사업을 착수할 예정이다. LNG 냉열을 활용해 생산된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수소충전소 약 100개소도 단계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국내·외에서 수소충전 및 수전해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GS그룹은 작년부터 GS칼텍스를 통해 현대차와 수소충전소 구축을 본격화했다.
| ▲지난해 7월 준공한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한화에너지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인근 한화토탈에서 나오는 부생 수소를 연료로 공급받아 연간 40만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발전소의 연료전지 주기기 114대는 두산퓨얼셀이 공급했다. (사진=한화에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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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수소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두산그룹은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을 필두로 수소 사업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창원공장 부지에 수소액화플랜트 공장을 짓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내년이후 자체 기술로 만든 액화수소를 수소충전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는 탈탄소 규제와 맞물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산업 분야”라며 “K-수소 밸류체인에 속도가 붙을 경우 2050 탄소중립 실현뿐 아니라 대규모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