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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웜비어 석방대가 200만달러 北에 약속했지만…한 푼도 안줘"

방성훈 기자I 2019.04.29 11:49:50

폭스뉴스선데이 인터뷰서 "지급 합의 서명한 것으로 들어"
"실제로 주지는 않아"…트럼프 트위터와 일맥상통
조셉 윤 겨냥해 "정부 떠나면 사실과 기억 달라지기도" 비판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28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북측에 준 돈은 한 푼도 없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6월 조셉 윤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이 병원비로 요구한 200만달러(약 23억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다. 곧바로 이어진 ‘웜비어 석방 이후 북측에 지급된 돈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 그게(주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돈을 주기로 합의서에 서명은 했지만, 실제로 주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선전물을 훔치다가 체포돼 17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 2017년 6월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혼수상태였던 그는 석방 엿새 만에 숨을 거뒀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5일 소식통을 인용, 윤 전 특별대표가 웜비어 귀국을 돕기 위해 북한 평양을 방문했을 때 병원비로 200만달러를 요구한 사실을 렉스 틸러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에게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후 틸러슨 전 장관이 전화를 걸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윤 전 특별대표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보도 이후 윤 전 특별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외교적 협상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당시 내가 받은 지시는 웜비어 송환을 위해 무엇이든 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어떠한 돈도 오토 웜비어를 위해 북한에 지불하지 않았다. 200만 달러도, 어떤 다른 것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도 이날 “지난 며칠 동안 이 사안에 대해 살펴봤다”면서 “대통령은 전 세계에 수감된 20명 이상의 인질을 성공적으로 석방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 누구에게도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00만달러 지불 합의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는 ‘미국이 북측에 돈을 주기로 합의했을 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작정이었는가’라는 질문에 “상황이 어땠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정부를 떠나면 실제로 일어났던 일과 자신들이 가진 기억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윤 전 특별대표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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