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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수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국가는 캐나다로, 올해 방문자수가 1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캐다나는 미국과 지리·역사·문화 기반을 공유하는 형제의 나라로 통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계가 급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가 하면, 캐나다를 미국의 51째주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폄하해 캐나다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캐나다에선 전례 없는 미국 불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대형 마트 주류 매대에서 미국산 와인이 치워지고, 캐나다 일부 카페는 ‘아메리카노’를 지우고 ‘캐나디아노’를 적어 판매하고 있다.
여행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여행협회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지난해 미국을 2000만회 이상 방문, 205억달러를 소비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지난 2월 캐나다에서 자동차로 국경을 넘어 미국을 방문한 여행객 수는 24%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발 항공편 여행객 수는 2% 줄어 자동차 여행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양국간 관세 갈등이 고조되기 전 이미 항공권 예약을 하고 비용을 지불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아담 색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 대표는 CBS 머니워치와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인들이 남쪽(미국)으로 향하는 대신 국내 관광을 하거나 카리브해와 라틴 아메리카에 있는 지역으로 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관세가 미국과 세계 경제의 중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미국 국내 관광도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하며 인플레이션 상승을 경고했다. 이에 미국 소비자들이 여행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최근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소비자 수요 감소로 올해 수익 전망을 모두 낮춘 상황이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일자리와 소득 증가세가 약화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와 기업은 여행 지출을 줄일 것”이라며 “관세는 미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을 인상, 특히 저소득층 가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하위 등급 호텔 실적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