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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혈투' 서막…"불확실성 해소됐다"는 금융시장

김정남 기자I 2018.07.06 15:03:51

美 관세 발효…무역전쟁 서막 열려
긴장한 금융시장, 오히려 위험 선호
"불확실성 해소"…주가·원화값 상승
예측 불가능한 혈투…"안심은 일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몬태나주 그레이트폴스에서 열린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주요 2개국(G2) 무역전쟁 ‘혈투’가 시작됐다. 미국 정부가 34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발효했고, 중국 정부도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불안에 떨던 금융시장은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식 같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2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8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115.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환율이 무역전쟁 경계감에 1121.5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고점 대비 6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장중 저점은 1115.1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를 기해 내리고 있다. 미국이 대중(對中)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때다. 이 시각 이후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화보다 상대적으로 위험한 원화를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인사들은 “예고된 관세 부과는 이미 가격에 다 반영이 됐다”며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이 격한 대응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을 안도케 했다. 중국 상무부는 오후 1시5분께 성명서를 통해 “중국은 선제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도 “다만 국익을 위해 필수적인 반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대응책이 나오지 않은데 시장은 주목했다.

김두언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반격이 거세지 않고 무역분쟁을 봉합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시장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위험 선호에 국내 증시도 오르고 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05포인트(0.71%) 상승한 2273.60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예측된 내용인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서울채권시장은 약세(채권금리 상승)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현재 3년 국채선물(KTBF)은 전거래일 대비 5틱 하락한 108.12에 거래되고 있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11틱 하락한 121.23에 거래 중이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하락하는 건 선물가격이 약세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추후 경로를 예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탓이다.

정책당국 한 관계자는 “이번 관세 부과는 이미 예상됐을 뿐더러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긴장감은 계속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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