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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모더나가 생산을 맡긴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모더나코리아가 획득한 식약처 허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의약품 제조공장에서 생산한 모더나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의 정식 품목허가다.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제품의 국내 판매 및 해외 수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5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이후 7개월 만의 성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 기술력을 이식해 생산 소요 기간을 대폭 단축했고, 계약 체결 후 5개월 만에 초도생산 물량을 국내에 출하해 백신 수급을 확대했다. 모더나코리아는 11월 초 스파이크박스주 라는 제품명으로 식약처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한 달여 만에 획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은 지난 11월 필리핀과 이달 콜롬비아에서도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식약처로부터 백신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은 것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국내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에도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 한국 정부와 모더나의 신속한 대응과 긴밀한 협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제품이 국내 첫 mRNA 백신 품목허가를 받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이외에 최근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사와도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완제품(DP) 생산을 넘어 이제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원료의약품 생산부터 무균충전, 라벨링, 패키징까지 mRNA 백신 생산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같은 성과는 ‘제2 반도체 신화 창출’에 나서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부회장은 태스크포스를 꾸려 백신 조기 생산을 독려했으며, 지난 8월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통해 백신 생산과 바이오산업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이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공급은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단축됐다. 지난달 16일 미국을 방문한 이 부회장은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바이오 분야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제조판매 품목허가로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 미션은 상당수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부회장 가석방과 관련해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도 많다”며 이 부회장의 역할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였던 ‘성장 사이클’이 바이오 사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국민 통합 등 고려해서 이 부회장의 사면도 검토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 게 아니냐”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