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애플 브랜드를 단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가 한국의 현대차·기아 외에도 일본 자동차업체들에게도 위탁 생산될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진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마쯔다가 가장 가능성 있다고 보면서도 한국 기아와 복수로 위탁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 부품 공급업체 관계자를 인용, “(애플이 애플카 위탁 생산과 관련해) 적어도 일본 내 6개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애플이 어느 업체에 위탁 생산을 맡길 지 타진하고 있는 단계”라며 “한국 업체(기아)가 최종 선정됐는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보도대로 라면 애플의 교섭 물망에 오른 기업은 혼다, 마쯔다, 닛산, 미쓰비시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혼다, 마쯔다, 닛산 등은 즉답을 피하고 있고, 미쓰비시는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부인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마쯔다의 경우 일본과 멕시코 공장 내에 유휴 생산설비가 있어 `애플카`를 위탁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바루는 전기차 생산 노하우가 부족하고 닛산 등 대형 브랜드는 장기적으로 애플카 위탁 생산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마츠모토 후미오 오카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길게 보면 애플의 하청이 된다는 점에서 마이너스인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애플이 아이폰을 생산할 때 아시아 각 국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해 폭스콘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의 수평 분업 모델을 채용한 것과 같이 전기차 역시 비슷한 전략을 쓸 수 있다고 점쳤다.
앞서 지난 3일 현대차·기아가 ‘애플카’를 생산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CNBC가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기아 조립 공장에서 애플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를 제조하기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연구 거점인 애플테크놀로지센터가 일본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와의 접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애플이 멀티벤더(하나가 아닌 다수의 부품회사에서 납품을 받으며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근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이외에도 GM, 푸조-시트로앵도 애플카 협업 대상이 될 것”이라며 복수의 완성차 업체가 애플의 위탁생산업체로 선정될 수 있다고 점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