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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국가 니카라과, 대만과 단교…곧바로 中과 수교

방성훈 기자I 2021.12.10 16:06:37

美中, 민주주의 정상회의장 밖에서도 패권 다툼
니카라과 "세계에 중국은 하나…대만은 속국"
단교 직후 中과 수교…유엔 中대사 "올바른 결정" 환영
CNBC "니카라과, 中에 충성 변심…美에는 타격"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의 아들이자 경제특사인 라우레아노 오르테가 무릴로(왼쪽)와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미 국가인 니카라과가 9일(현지시간) 대만과 단교를 선언했다. 미국 주도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어서 주목된다.

CNBC에 따르면 니카라과 정부는 이날 스페인어와 영어로 성명을 내고 “오늘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어떠한 접촉이나 공식 관계도 중단한다”며 “니카라과 정부는 세계에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적 정부이며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양도할 수 없는 일부”라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중국 역시 즉각 니카라과와 ‘외교관계 회복 연합공보’에 서명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양국 간 외교 관계를 ‘대사급 관계’로 회복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니카라과 대표는 이날 중국 톈진에서 수교 공보에 서명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니카라과와의 수교를 축하하며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염원에 부합하는 니카라과 정부의 올바른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을 겨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 사회가 널리 인정하는 합의이며 어떠한 도전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만도 곧바로 반응했다. 대만은 니카라과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며, 다니엘 오르테가 나카라과 대통령이 양국 국민의 우호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외교부는 “대만은 국제사회 일원으로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교류·발전시킬 권리가 있다”며 “국제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실용적 외교를 지속 추진하고, 적절한 국제적 위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니카라과가 대만에 등을 돌리면서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는 14개국으로 줄었다. 니카라과는 1985년 12월7일 중국과 수교했고, 5년 뒤인 1990년 11월6일 대만과도 수교를 선언했다. 하지만 대만과의 수교 사실 발표 후 사흘 만에 중국은 니카라과와의 단교를 선언했고, 양국 관계는 현재까지 진전 없이 유지돼 왔다.

한편 니카라과와 미국 간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도 대만 단교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오르테가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인 네스토르 몬카다 라우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또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하며 4연임이자 통산 5선에 성공했는데, 이를 두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잘 짜여진) ‘판토마임(pantomime)’”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직전 유력 대선 주자를 포함한 야권 인사 수십명이 수감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르테가 정권의 비민주적·권위주의적 행동은 선거 절차를 무력화하고, 니카라과 시민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을 권리를 앗아갔다”고 지적했다.

CNBC는 “니카라과가 대만의 국제 동맹을 축소시키는 동시에 베이징으로 충성을 전환했다”며 “니카라과의 변심은 미국에 큰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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