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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은 올해 중국의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1580만배럴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올해 초 중국 담당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는 하루 평균 1600만배럴로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소비국이다.
중국의 석유 수요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강력한 봉쇄조치로 2021년 1530만배럴에서 지난해 1520만배럴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제로코로나 폐기 및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는 2월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중국 수요가 (예상보다)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인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국경문을 다시 연 것도 글로벌 석유 수요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항공 운항이 정상화하면서 항공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톨그룹의 크리스토퍼 베이크 이사는 “중국의 재부상과 더불어 국제 여행 부활이 앞으로 (석유) 수요를 견인할 엔진”이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진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요 확대 전망에도 공급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맏형인 사우디의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은 지난달 OPEC 및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23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올해 말까지 현행 감산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주요7개국(G7)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 및 유가 상한제 역시 미국과 유럽 등 많은 국가의 석유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대안으로 꼽히는 미 셰일가스 생산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초 하루 평균 1310만배럴에서 현재는 오히려 80만배럴 줄어든 상태다. 원자재 거래업체 트라피구라의 사드 라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석유) 수요는 과소평가하고, 미국의 (원유) 생산능력은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유가가 세자릿수로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 잇따른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인 제프 커리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원유) 재고가 감소하고, 통화공급이 안정됨에 따라 올 4분기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전 세계 생산능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원유 공급 부족은 생산자와 투자자들에겐 (이익 측면에서)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중앙은행들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