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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국내 한 바이오 진단기기 중소기업이 코로나19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진단기기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옵토레인은 별도로 핵산(RND)을 추출하는 과정 없이 바로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한 리얼타임(Real-Time) PCR 분석기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건은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 제조에 대한 허가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제품은 ‘Dr. PCR Di20K COVID-19 Detection Kit’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식약처가 정식 사용을 승인한 ‘RNA extraction-free Direct Digital Real-Time PCR’ 분석기 제품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진 검사는 비인두에서 콧물 등 검체를 채취하고 핵산을 추출(RNA extraction)하는 과정을 마친 뒤 분자진단 시약과 섞어 리얼타임 PCR 분석기로 검사한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제품은 이런 과정 중 핵산 추출 과정을 생략한 다이렉트(Direct) PCR 분석기로 핵산을 추출하기 위한 장비와 시약 없이 코로나19를 검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렇듯 검사 과정이 대폭 줄고 핵산 추출 장비도 필요하지 않아 현장 진단 활용에 용이하다. 이를 통해 통상 약 6시간으로 알려진 리얼타임 PCR 검사를 불과 1시간 만에 할 수 있다.
코로나19 검사에 사용하는 리얼타임 PCR 검사는 사람 검체에 들어 있는 다양한 PCR 방해물질로 인해 핵산 추출이 필수적이다. 옵토레인이 반도체를 기반으로 만든 PCR 진단기기에서는 이런 방해물질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옵토레인 측은 “핵산 추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이 가능했던 이유는 반도체 기반 PCR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제품에는 약 2만개의 웰(well) 구조와 결합한 반도체 센서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핵산 추출 과정을 생략한 코로나19 진단 리얼타임 PCR 분석기가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승인(EUA)한 코로나 진단 제품들 중에서도 핵산 추출 과정을 생략한 제품도 현재까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옵토레인은 이 제품을 공항과 항만, 공장, 공연, 경기장 등 다양한 산업과 문화 현장에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빠르면서도 현장검사가 가능해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검사에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경제적 타격이 큰 산업과 문화 현장에서 더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옵토레인은 국내 허가에 앞서 지난 12월 유럽 CE-IVD 승인을 받은 뒤 해외 공항 등에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PCR 분석기는 식약처 의료기기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제품이다. 차세대 의료기기 멘토링 지원기업으로 선정돼 설계부터 인허가까지 전 단계별 지원을 받았다.
옵토레인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 최고 수준 반도체 기술인력이 주축이 돼 바이오 진단 연구진과 함께 반도체 기반 리얼타임 PCR 진단기기 등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이어왔다”며 “반도체 기반 진단 특허기술만 100개에 육박한다. 앞으로도 반도체 기반 바이오 융합 진단 솔루션을 활발히 개발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