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이사장은 15일(현지시간) 포럼 개막에 맞춰 포춘지에 낸 기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역은 생산성을 강화한다. 이는 지식 공유와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혁신의 엔진”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침체 이후에 우리는 성장, 고용,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다시 무역의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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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데 이사장은 “무역 악화는 우리의 현재 번영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충돌은 이미 상당한 손실을 야기했고, (그로 인한) 더욱 불확실한 환경은 소비자 신뢰와 지출을 감소시키고 기업의 투자 이유를 없애 경제 성장을 억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분석을 인용해 전 세계적인 무역 분열 및 기술 분리로 글로벌 생산량의 직접 비용이 8~12%에 달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무역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 선택 폭을 늘리면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무역을 통해 가계가 소비하는 비용은 선진국의 경우 고소득 가구가 4분의 1, 저소득 가구가 3분의 2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브렌데 이사장은 탈(脫)세계화가 잠재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재세계화’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무역장벽, 특히 서비스 무역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제언이다.
브렌데 이사장은 “오늘날 신흥시장은 20년 전보다 세계 무역에서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서비스 무역 또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기술 발전 덕분에 전통적으로 상품 무역 비용보다 훨씬 높았던 서비스 무역 비용이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신흥 시장의 평균 서비스 무역장벽은 여전히 170% 이상, 선진국에서는 80% 이상이다. 상품 대비 서비스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적 변화로 서비스 무역 장벽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인상은 제쳐두더라도 상품에 대한 전통적인 관세 장벽은 무역에 직접적인 장애물이다. 또 상대적으로 사소한 무역 절차 및 프로세스에 대한 행정적 부담도 여전히 높다. 운송 및 물류 비용을 합치면 선진국에 비해 신흥 시장에서 부담이 50% 더 높다”고 꼬집었다.
브렌데 이사장은 “기후변화와 기술 발전은 경쟁 우위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역의 정치·경제도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무역 정책은 더 높은 관세와 청정 산업에 대한 기타 장벽을 통해 환경에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역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당위성을 지지하는 동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호주의에 저항해야 한다”며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면 정부는 국경 간 영향을 평가하고 무역 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