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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사단 GP근무 병사 가혹행위에 자살…"軍 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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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욱 기자I 2016.11.24 14:46:11

군인권센터, 선임병 구타 등에 자살한 박일병 사건 공개
군법원에서 가해자들 집행유예 판결…군 검찰 ''항소''
전문가들 "자살과 군생활 스트레스 인과관계 성립"
軍, 유가족에 "언론에 알리지 말라" 은폐 의혹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유현욱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군대에서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후임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집단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가해 살해한 이른바 ‘윤 일병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군대 내 가혹행위는 근절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인권센터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7일 새벽 4시 강원 철원 6사단의 전방부대 경계초소(GP)에서 초병으로 근무하던 박모(21) 일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센터는 이어 “주범인 제모(21) 상병(당시 계급)과 김모(20) 상병, 임모(21) 일병은 지난 6월 5군단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비상식적인 판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센터에 따르면 선임병 유모(21) 병장(당시 계급)은 지난해 9월 GP 근무를 서다 ‘불성실하다’며 총기 개머리판으로 박 일병을 수차례 때렸다. 그는 얼마 뒤 ‘빨래가 제대로 안 돼 있다’며 다시 박 일병을 때렸다. 부GP장인 손모 중사는 폐쇄회로(CC)TV로 이를 봤지만 적극적인 처벌을 내리지 않았다고 센터는 전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박 일병 부대는 이전부터 가혹행위 등이 관습적으로 계속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유 병장은 폭행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나도 선임에게 맞고 정신 차렸다. 다 잘 되라고 그런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전역한 유 병장의 사건은 현재 인천지법으로 이첩돼 심리 중이다.

이후에도 박 일병은 선임병들에게 지난 1월부터 한 달간 집중적으로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 심지어 이들이 떠넘긴 근무를 서느라 영하 10도의 추위에도 하루 12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박 일병은 평소 우울증이나 극단적 선택을 할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며 “선임병의 가혹행위가 박 일병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강조했다.

군 법원은 제 상병과 김 상병, 임 일병의 가해사실을 나열했지만 박 일병의 죽음과의 인과관계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작성했다며 각각 징역 2~3년에 집행유예 4~5년을 선고했다.

군 검찰은 이에 대해 “실형이 마땅하다”며 항소했다. 가해자들은 항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심 재판 후 박 일병 유가족에게 사건을 접수한 센터는 이명문 아주편한병원 교육원장 등 다수의 의료 전문가에게 심리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박 일병 자살과 군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유가족과 센터는 이를 항소심 재판부에 증거로 낼 방침이다.

임 소장은 “박 일병의 죽음은 군의 고질적 병폐를 고치기 위한 근본적 처방을 모두 거부한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소장은 특히 “군 관계자들은 가족들에게 엄벌하겠다는 말로 언론에 알리지 못하게 회유했다”며 “지난 2월 발생한 사건을 군이 발표하지 않아 재판이 졸속으로 이뤄줬다”고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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