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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곳인 피치가 이르면 내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후년(2028년) 이후 실제 등급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무디스가 Aa2(안정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AA(안정적), 피치는 AA-(안정적)다. 피치는 2012년 9월 이후 AA-를 유지해왔으며, 무디스와 S&P보다 한 단계 낮다.
피치의 자체 평가 모형은 한국을 사실상 AA 수준으로 평가한다. 다만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등을 반영해 한 단계를 깎아 최종 등급을 AA-로 매긴 것이다.
씨티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꼽은 첫 번째 요인은 잠재성장률 상승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장기공급계약(LTA)이 확대되면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2024~2026년 기준 2.0%였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2026~2028년 기준 2.5% 안팎으로 올릴 수 있다고 봤다.
경상수지도 개선될 전망이다. 씨티는 2026~2028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22.8%로, 2016~2025년 평균인 4.2%를 크게 웃돌며 원화 강세와 대외 안정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재정 지표 개선도 상향 요인으로 제시됐다. 씨티는 명목 GDP가 크게 늘고 초과세수가 쌓이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D1) 비율이 2025년 48.7%에서 2027년 40.7%로, 일반정부부채(D2) 비율은 52.3%에서 43.3%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피치가 내건 등급 상향 조건과 맞닿아 있다. 피치는 올해 1월 등급 평가에서 정부부채 비율을 확실한 하락 흐름에 올려놓을 만큼의 재정 건전화를 등급 상향 요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씨티는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이 재정 효율을 높여 건전성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기의 초과세수를 활용해 정부 주도 산업 투자를 늘리면 잠재성장률과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씨티는 2026~2027년 이 기금의 누적 재원이 최대 2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도체 쏠림·재정 불확실성·북한 위험은 걸림돌
씨티는 동시에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 세 가지도 짚었다.
먼저 성장 동력이 반도체에 지나치게 몰려 있다는 점이다. 올해 1~10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2%, 정보기술(IT) 전반은 56%로 지난해(각각 24%, 39%)보다 크게 높아졌다. 반도체 산업은 역사적으로 경기 부침이 심했고, 이번 메모리 호황 역시 미국 주도의 AI 설비투자 흐름에 크게 기대고 있다. 잠재성장률과 재정 건전화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재정의 활용 측면에서 불확실성도 있다. 미래대응기금이 성장과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출로 쓰이도록 사회적·정치적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씨티는 한국에는 법으로 정한 재정준칙이 없고,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 부담이라는 장기 과제도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 위험도 걸림돌이다. 씨티는 단기적으로 한반도 지정학 위험에 구조적 변화가 없다고 봤다. S&P는 올해 4월 북한 관련 위험의 완화를 한국 신용등급의 유일한 상향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씨티는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반도체 주도의 개선이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