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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A씨는 “류 총경 징계 건은 철회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경찰국 신설 관련 총경회의 한번 한 것 가지고 중징계다 뭐다 해버리면 ‘앞으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는 압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징계권 남용이며,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관 B씨는 “검사들이 평검사회의 주도하고 입장문 발표할 때도 이런 징계 받은 사람이 있었느냐”며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경찰관 C씨는 “휴일 경찰 조직을 위해 솔선수범한 일로 중징계인 정직 3개월, 이게 과연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33년째 경찰 생활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경찰관 D씨는 “경찰국 반대 (총경회의는) 대한민국 경찰의 발전을 위해 그 의사를 표시하는 모임이었다”이라며 “그런 의사표시마저 징계의 대상이 된다면 대한민국 경찰의 앞날은 암울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의 발전을 바라지만 경찰 내 의사소통은 33년 전이나 별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 내부에서는 류 총경에 대한 중징계는 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경찰관 E씨는 “계급장 떼고 말해보자”며 “저 징계(중징계)는 부당하니 견책(경징계)으로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경찰관 F씨는 “견책도 과하다는 생각”이라며 “불문경고로 하면 좋겠다”고 했다.
류 총경에게 중징계를 요구한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경찰관 G씨는 “역사적 평가까지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라 했는데 과연 훗날 경찰역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며 “조직 내 현안 문제에 대한 의견 수렴 회의를 한 것이 정직 3개월을 받아야 할 만큼 중대한 잘못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경찰관 H씨는 “부모가 자기 자식을 지키거나 보호하지 못하고 되려 집에서 내치는 조직이라니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 I씨는 “경찰국 신설부터 징계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경찰청의 태도는 거듭해 실망”이라고 토로했다.
“끝까지 싸워 이기길 바란다”며 류 총경을 지지하는 의견도 많았다. 경찰관 J씨는 “당신의 싸움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님을 잊지 않으시길 부탁한다”며 “훗날 다시 당신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이가 두려워하지 않고 의연하게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초석을 놓아달라”고 응원했다. 또 경찰관 K씨는 “경찰조직을 위해 의견을 모아 표현하는 류 총경님 같은 분이 계셔서 우리 경찰의 미래는 밝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경찰관들은 류 총경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옹호하기도 했다. 한 경찰관은 “류 총경은 과거와 같이 외부에 무분별한 인터뷰 같은 정치행위 하지 말고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 하나 된 경찰조직에 일조하라”고 했다.
서울경찰청 소속의 한 경무관도 해당 게시글 댓글을 통해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는 일반 국민에 비해 보다 넓고 강한 제한이 가능하다’는 법 현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경찰 조직에서 지휘부로 분류되는 경무관급 경찰 간부의 이러한 의견에 반대의 뜻으로 댓글을 남겼다가 삭제해 흔적을 남기는 ‘단체 댓글 삭제 릴레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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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총경에 대한 중징계 처분은 윤 청장의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는 지난 9월 ‘경징계’ 수준의 권고를 내렸지만, 윤 청장은 지난 8일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에서 류 총경에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위원회에 요구했다. 윤 청장은 “14만명이라는 경찰 조직 수장으로서 대내외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며 “조직에 대해 ‘역사적 평가’까지 염두에 두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류 총경은 부당한 징계라고 주장,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선 소청심사를 청구해 불복 절차를 밟을 것이며, 만약 소청심사에서도 구제받지 못하면 법원에 징계결정 취소소송도 낼 방침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월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열렸다. 류 총경은 당시 경찰청의 해산 지시에 불복, 회의를 이어갔고, 당시 직무대행이었던 윤 청장은 이에 류 총경을 직무명령 위반 사유로 대기발령 조치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다만, 해산명령을 전달받지 못한 나머지 참석자들은 ‘불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