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엔’으로 잘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국제금융담당 차관이 25일 CNBC방송에 출연해 “엔화 가치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인들도 이젠 엔화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으며, 170엔이 범위 안에 들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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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주 일본 금융당국이 비공식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다는 보도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 시장에 계속 개입하더라도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다. 일본 당국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지속하고 일본은행(BOJ)이 저금리·금융완화 정책을 고집하는 한, 시장개입으로는 엔화 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10엔대에 머물렀던 엔화 가치는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하면서 엔화를 팔아 달러화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엔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달러=150엔선마저 무너지며 달러당 151.94엔까지 폭락했다. 다음날인 21일 일본 금융당국은 무려 5조 4800억엔(약 52조 82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후에도 엔화 가치는 지속 하락했고, 일본 정부는 개입 여부에 대해 시종일관 함구하고 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4월 이후에나 통화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BOJ 지도부가 바뀌면 통화정책도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뀔 수 있다”며 “내년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예상대로 경제가 과열되면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내년 말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1999년 재무성 차관을 지냈다. 당시 외환정책을 총괄하며 구두·공식 개입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힘쓰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러한 노력이 부각돼 ‘미스터 엔’이란 별칭을 얻었다.
한편 BOJ는 오는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통화정책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엔화 가치 하락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에 대해선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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