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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데일리 등이 참석한 국제금융협회(IIF)의 지속가능 금융 서밋에 나와 “미국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net-zero carbon emissions)를 달성하는데 향후 10년 동안 2조5000억달러(약 280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추후 10년간 기후변화 투자 2.5억달러”
옐런 장관의 언급은 미국 주도의 기후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후 변화 드라이브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 인사다.
특히 이번 IIF 서밋에는 월가 리더들이 대거 나왔다. 존 두건 씨티그룹 회장, 빌 윈터스 스탠더드차타드그룹 회장, 아나 보틴 산탄데르 회장, 악셀 웨버 UBS 회장,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 등이다. 기후 변화가 불러오고 있는 폭풍우, 홍수, 대형 산불 같은 자연 재해가 금융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후 변화의 누적이 금융 시스템에 예측 불가능한 충격을 줄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금융업계가 탄소 제로 전환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고 분배하는 건 중요한 문제”라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상당 부분은 민간이 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40개국 정상을 초청해 기후 변화를 역설하는데 앞서 옐런 장관이 월가의 역할론을 강조한 셈이다.
옐런 장관은 또 “기후 변화와 관련한 공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업의 관련 투자를 공시에 반영하는 새로운 재무 보고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녹색채권(Green Bond) 같은 지속가능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높아지고 있음에도 공시 요건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자산에 대한 리스크와 기회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금융 리스크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그 연장선상에서 정책 주무 기관은 미국 금융안전감독위원회(FSOC)라고 못 박았다. FSOC는 연방준비제도(Fed),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을 포함한 일종의 고위급 금융협의체다. 옐런 의장은 FSOC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FSOC는 기후 변화와 관련한 금융 부분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관”이라며 “미국 주요 당국 전반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옐런 장관은 이를 넘어 “다른 국제기구들과 협력해 일관된 기후 변화 공시 요건을 만들 것”이라며 “나라별로 비교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투자 반영하는 새 공시 추진”
그는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내놓은 인프라 중심의 부양책은 1960년대 이후 미국의 가장 중요한 공공 투자가 될 것”이라며 “전기, 교통 등의 녹색화를 통해 배기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완화했던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도 다시 높일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7월까지 배출 기준을 강화하는 정책을 수립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인사들 역시 옐런 장관이 강조한 정책 일관성에 대해 동조했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이날 IIF 서밋에 나와 “EU는 (기후 변화와 관련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협력할 것”이라며 “다만 국제회계기준을 만드는 것처럼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후 변화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견도 없다”며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웨버 UBS 회장은 “전세계 금융사들이 기후 변화 친화적인 자산에 투자할 수 있으려면 국제적인 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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