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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에선 연초부터 야당 사회민주당이 지지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일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사민당은 20%대 7%로 현 집권당인 ‘보통사람들과 독립적 인격’에 멀찍이 앞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오는 30일 열리는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사민당의 정권 탈환이 유력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슬로바키아의 외교 기조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 중도우파 내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 우크라이나에 대공미사일과 미그-29 전투기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냉전 시기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의 내정에 간섭하고 민주화 운동을 무력 탄압한 악연 때문이다.
하지만 현 내각이 내분 등 실정을 거듭하면서 친서방 기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싱크탱크 글로브섹이 슬로바키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1%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서방 책임이라고 답했다. 러시아 책임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40%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친러 성향 사민당 인기가 올라왔다. 사민당을 이끄는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는 나토와 대러 제재를 비난하며 자신이 집권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사민당 인사들은 친(親)우크라이나 각료들을 ‘미국의 꼭두각시’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현재 나토 내에서 러시아에 우호적인 회원국은 헝가리 한 곳뿐이지만 여기에 슬로바키아까지 가세하면 나토 차원의 반러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배후에서 사민당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도한 야로슬라프 나드 전 슬로바키아 국방장관은 사민당을 ‘러시아의 트로이목마’라고 부르며 사민당이 러시아에 재정 지원을 받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