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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 이후 “우리나라 기술이면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주요 소재·부품의 자립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또 일본산에 대한 기존의 신뢰관계와 가격 경쟁력이 문제지 국내 소재·부품 기술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6일 인천 서구에 있는 경인양행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밀화학소재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일본에 일방적으로 부품이나 소재를 의존해 왔던 과정을 이제는 어차피 극복해야 할 단계가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인양행은 포토레지스트 관련 소재 생산을 핵심 업무로 하는 업체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동진세미켐에서, 지난 19일 소재부품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3주째 일본 경제보복 대응 차원의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과정을 통해서 기업도, 정부도 그렇고 소재·부품 산업에서 스스로 자립하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심각하게 인식한 것이 큰 성과”라며 “어렵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금부터라도 인력도 양성하고 예산도 투입해서 소재·부품 산업이 자립할 수 있는 시간을 가능한 당겨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만든 포토레지스트 재료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이쪽에서 자기들에게 공급을 안 해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상호의존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외교적으로 잘 풀어가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이번 사태는 부품·소재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다시금 우리에게 환기시켰다”며 “‘부품·소재 국산화가 왜 필요한가’ 하는 문제는 국민은 물론 기업인들 스스로도 절감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기회를 잘 살려서 부품·소재 산업을 일으키는 중흥의 계기로 만든다면 우리 부품·소재 산업이 반석 위로 탄탄하게 세워질 것”이라며 “정부와 민주당이 더욱 꼼꼼히 살피면서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해영 최고위원 역시 “정밀화학 부문의 소재·부품이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행정 절차의 간소화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주고 있는데, 행정 절차 간소화와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인양행 측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적 어려움도 많이 있다”며 “일본 수출 규제 상황을 보면 (부품·소재 산업) 생태계 구축이 국가 경쟁력 강화 유지 차원에서 중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기술과 경쟁력을 보유한 중견기업의 적극적 육성을 통한 해결방안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요청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