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지원으로 건립된 수상보건소는 이날 예정된 현판식 준비로 분주했다. 행사를 위해 배로 끌어온 수상마을회관에는 주민이 가득했고, 한편에서는 손님 대접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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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특별식 재료는 현지인에게도 귀하다는 ‘자라’였다. 그러나 더 놀랐던 장면은 주민들이 강물을 그대로 퍼서 요리를 하는 모습이었다. 조금 전에 설겆이를 하던 바로 그 장소였다. 이 지역의 보건 위생 수준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마을에서 시엠립주로 가는 물길은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우기에만 열린다. 물길이 막히는 건기에는 주민들이 아파도 병원을 찾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아이 낳는 것이 큰 문제다. 수상보건소가 이곳 주민 1만2000명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에 꼬치비앙 수상보건소에는 산모와 아이를 위한 분만실과 회복실 등이 설치됐고, 주민들의 보건소 접근성 향상을 위해 20척의 보트가 무상으로 제공됐다.
조산사이자 보건소장인 초 뷴이는 “예전에는 보건소가 있어도 시설과 장비가 부족해 아이 낳기가 쉽지 않았는데, 튼튼한 시설과 장비가 들어와서 훨씬 수월해졌다”고 기뻐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이 곳을 포함해 바탐방도의 병원과 보건소를 통해 모자보건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캄보디아의 1세 미만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97명으로 한국(1000명당 4명)보다 20배 이상 높고 산모 사망률 역시 10만명당 437명(한국은 10만명당 12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송진수 프로젝트 매니저(의사)는 “사망률이 높은 것은 의료인의 지식과 기술이 많이 미흡한데다 최소한의 의료 장비도 없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산모의 영양 상태가 굉장히 나쁘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의료재단 소속인 송 매니저와 이혜영 부매니저는 1년 넘게 30여개의 보건소와 병원을 통해 진료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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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5일에는 시엠립 주병원에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지은 ‘트레이닝센터’도 문을 열었다. 이 곳을 통해 현지 의사와 조산사를 위한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해외 의료 지원은 ‘의료 봉사’가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의료 봉사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연속성이 없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한데다 주민들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도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 보건의료사업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사업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재단은 한국인 최초 국제기구 수장으로 인류 건강 증진을 위해 애쓰다 2006년 순직한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의 정신과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라오스와 남수단 등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분야와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수구 총재는 “앞으로 개발도상국과 해외 재난국, 재외동포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건 의료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