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부천 호텔 화재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 객실 인근에서 투숙하던 간호학과 여대생이 대학 실습 때 배웠던 생존 지식을 활용해 살아남았다.
|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에서 불이 나 건물이 검게 타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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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뉴스1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22일 부천 호텔에 투숙한 20대 여성 A씨는 화재가 발생하자 화장실에서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샤워기를 틀어 물을 맞으며 버텼다.
A씨는 “불이 났을 때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머리를 대고 있었다”고 뉴스1에 전했다.
강원도 권역 대학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최초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810호와 인접한 806호(7층)에 묵고 있었다. A씨는 객실 재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급히 대피하려 했지만 객실 문을 열자 이미 복도는 회색 연기로 자욱해 대피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A씨는 화장실로 들어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샤워기를 틀었다. 흘러나오는 물을 맞으며 소방대원이 오기를 기다리던 A씨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려고 했지만, 소방대원이 다른 객실로 옮겨가 다시 대피하지 못하고 화장실로 돌아와야 했다.
불이 더 커지자 연기를 다량으로 들이마신 A씨는 점차 의식이 저하됐다. 당시 A씨 어머니는 소방에 전화를 걸어 “아직 아이가 있으니 다시 객실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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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난 호텔은 지난 2004년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로, 허가 당시 스프링클러는 소방법상 의무 설치 적용 대상이 아니었기에 모든 객실 내 설치되지 않았다. 객실에는 화재경보기 외 소방시설이 없고 완강기 등 간이 대피장치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더욱 인명피해가 컸다. 이 불로 한국인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