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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은 27일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여행 또는 쇼핑을 위해 가는 게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CNN방송도 지난 24일 “보바차(버블티) 가격이 판세를 뒤집었다”면서 “과거엔 중국인들이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홍콩을 찾았지만, 이제는 홍콩인들이 같은 이유로 중국 본토를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 간 왕래는 2018년 9월 양측을 잇는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국 광둥성의 선전, 광저우를 연결하는 이 고속철도는 총 44개의 정거장이 있으며, 길이는 중국 본토 구간 116㎞와 홍콩 구간 26㎞를 합쳐 총 142㎞에 이른다. 열차 속도가 시속 200㎞에 달해 홍콩에서 선전까지 불과 14분, 선전에서 광저우까지는 47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엔 운행이 중단됐다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폐지된 이후 지난해 1월부터 재가동됐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팬데믹 전까지는 중국인의 홍콩 방문이 주를 이뤘다. 특히 개통 원년인 2018년엔 홍콩 인구의 약 7배에 달하는 5100만명의 중국인이 홍콩을 방문했다. 홍콩 정부가 직접 나서 선전 주민들의 방문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1년 동안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은 총 2600만명으로 2018년 대비 반토막났다. 지난해 하반기엔 주말에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이 평균 20만명에 그친 반면, 중국 선전을 방문한 홍콩인은 평균 40만명을 넘어서며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중국 본토를 향한 전체 여행객 수도 약 3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의 3배로 급증했다.
이는 중국의 경기침체와 홍콩의 물가상승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말에 선전을 자주 방문한다는 한 홍콩인은 CNN에 “60~70위안(약 1만 1000~1만 3000원)이면 북경 오리 반 마리를 먹을 수 있는데 3명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또 구석구석에 10~12위안(약 1800~2200원)짜리 버블티를 파는 가게들이 있다”면서 “(홍콩과) 가격 차이가 너무 심해서 선전에 가면 현지인보다 홍콩인이 더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CNN은 홍콩인들이 선전에서 쇼핑과 노래방을 즐기고, 호주산 가재를 먹은 뒤 후식으로 버블티까지 마셔도 하루 지출이 60달러(약 8만원)를 넘기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두 지역 간 물가 차이로 선전에 거주하며 홍콩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홍콩의 집값이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선전의 아파트 임대료는 홍콩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들은 홍콩 영주권을 보유해 최대 소득세율도 중국 본토(45%)의 3분의 1인 15%를 적용받는다.
이러한 현상이 중국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2019년 홍콩 민주화·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자유분방했던 특유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정치적·사회적 거리두기 경향이 심화했다. CNN은 “홍콩인들에게 중국에 대한 애국심과 본토에 대한 소속감을 고취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승리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