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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범부처 협의 가동…임신중지약 허가·급여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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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잉크 기자I 2026.08.20 08: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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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의 제도권 편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한 범부처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7년 가까이 입법 공백 상태로 방치돼온 이 사안이 대통령의 문제 제기와 국회의 입법 움직임을 거쳐, 이제 총리실 차원의 조율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발단은 지난달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임신중지 의약품을 법 밖에 방치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하며 관계 부처에 실용적인 해결 방안을 주문했다. 다음 날인 15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향해 임신중지 의약품을 공적 안전관리체계 안으로 조속히 편입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대통령 발언에 힘을 보탰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앞서 지난 6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총리로 임명될 경우 국무조정실 회의를 통해 관계부처 협의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 사안이 이토록 오래 표류해온 배경에는 뿌리 깊은 입법 공백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적 공백이 7년째 지속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인 현대약품은 2021년 7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경구용 임신중지 복합제 ‘미프지미소정’(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식약처는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심사 자체에 착수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식약처 의약품허가총괄과는 미프지미소정이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심사 착수가 가능한 구조이며, 약물에 의한 임신중지의 허용 여부와 허용 주수 등이 법률로 명확히 규정돼야 효능·효과 및 용법·용량 설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해왔다. 현대약품 역시 이런 사정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한 입법 시도도 이어져 왔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술뿐 아니라 의약품으로도 인공임신중지가 가능하도록 법제화하고, 인공임신중지 수술과 의약품 모두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에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조치로 인공임신중지 허용 한계를 삭제하고, ‘인공임신중절수술’이라는 용어를 ‘인공임신중지’로 변경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해외에서 이미 정식 시판허가를 받은 미프진 등 임신중지약의 국내 허가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제 허가와 급여 적용까지 이어지는 길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했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확대 논의가 대통령 발언 이후 국민 의견수렴과 공개 토론회 개최 단계까지 갔지만,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예정됐던 토론회가 취소된 전례가 있다. 급여 확대 자체가 최종 폐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논란이 큰 정책은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하더라도 실행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프진 역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인 만큼,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해서 허가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식약처의 의약품 심사와 함께 관계부처 협의나 사회적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는 임신중절 의약품의 급여 적용에 대해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협의 과정에서 의료계와의 이견 조율도 과제로 남아 있다.

시급성을 뒷받침하는 통계도 계속 제시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임신중절약의 온라인 불법판매가 지속되고 있으며, 한 해 동안만 700여 건이 적발됐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불법 유통 구조 특성상 실제 오남용이나 부작용 실태는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총리실이 범부처 협의에 나섰다는 것은, 그동안 대통령 지시와 국회 입법 발의로 각각 흩어져 있던 움직임을 하나로 모아 실제 정책 결정으로 이어가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협의가 실제로 허가 절차 재개나 급여 적용이라는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관련 입법의 국회 통과 여부와 의료계·시민사회 간의 이견 조율이라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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