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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2024년 9월 A씨가 본인과 아들, 딸 명의의 정기예탁금 계좌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금융회사 직원은 가족관계 확인서류를 받지 않은 채 계좌를 개설하고 총 4개 계좌를 하나의 통장으로 묶어 발급했다.
이후 A씨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게 속아 같은 해 11월4일 금융회사를 방문했다. 주택 구입에 필요하다며 본인 명의 예탁금 해지를 요청했지만 직원은 아들 계좌를 잘못 해지했다. 직원은 아들의 예탁금 5000만원을 A씨의 입출금 계좌로 이체한 뒤 기존 잔액 4500만원과 합쳐 9500만원짜리 수표를 발행했다.
A씨는 귀가 후 계좌가 잘못 해지된 사실을 알고 직원과 원상복구를 협의했다. 그러나 사기범에게 다시 속아 정정하지 않겠다고 연락했다. 직원은 이후 아들이 직접 해지를 신청한 것처럼 거래신청서에 아들의 이름을 덧써 넣었다. 해당 직원은 올해 8월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됐다.
A씨는 결국 9500만원짜리 수표를 사기범에게 전달했다. 다음 날에는 자신의 계좌에 남아 있던 예탁금 5000만원까지 인출해 넘겼다. 전체 피해액은 1억4500만원에 달했다.
분조위는 아들 명의 예탁금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된 만큼 금융회사가 예금을 돌려줄 의무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자신의 예금 해지만 요청했을 뿐 아들의 예금을 인출할 권한이 없었고, 직원 역시 계좌 명의자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회사가 아들에게 예금을 돌려준 뒤 A씨에게 잘못 지급한 돈을 반환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고 봤다. A씨가 수표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이스피싱범의 지시에 따라 보관하다 전달했을 뿐, 이를 자신의 재산으로 사용하거나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잘못 해지된 아들 명의 예탁금 5000만원에 한정된다. A씨가 별도로 인출한 본인 명의 예탁금 등 나머지 피해액까지 금융회사가 배상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
분쟁조정은 신청인과 금융회사가 조정안을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수락해야 성립한다. 금감원은 이번 결정이 금융회사가 가족 명의 계좌를 부당하게 해지할 경우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계좌 개설과 해지 과정에서 본인 및 대리인 확인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