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김병호 베트남 호찌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 양종희·허인 KB금융 부회장 등 3명의 최종 후보(가나다 순) 중 양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 부회장은 오는 11월 20일 주주총회를 거쳐 3년 간 KB금융 회장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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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회추위가 허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조직 안정뿐 아니라 비은행, 글로벌 사업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윤종규 회장이 이끈 KB금융은 지난 2017년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을 찍은 뒤 2021년과 작년엔 2년 연속 4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리딩 금융그룹’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700조원(701조1708억원)을 넘는다. 차기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비은행 사업 등을 강화하며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다져야 한다.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인 글로벌 사업을 키워가는 것이 핵심 과제다. 앞서 윤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부문 사업 수익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회추위는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ESG 경영에 높은 식견과 통찰력을 겸비한 후보”라며 “KB손해보험 사장,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 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 후보자는 KB금융이 2020년 10년 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직에 가장 먼저 오른 주인공으로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나왔다.
오랜 기간 윤종규 회장과 손발을 맞췄다. KB국민은행에서 핵심 업무를 두루 거쳤으며, KB금융지주에서 자회사 관리 업무까지 섭렵한 것이 강점이다. 양 부회장만큼 은행과 비은행, 전략부서 이력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3년 말 KB손해보험 전략기획부 상무로 승진한 양 부회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이끈 뒤 다음 해 윤 회장 취임 직후 전무를 건너뛰고 재무 담당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16년 3월 KB손해보험 대표에 선임돼 3연임했다. KB손보의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으며 그룹 내 비은행 사업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된다.
2020년에는 KB금융이 10년 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직에 가장 먼저 임명됐다.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중소기업(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비은행 비즈니스 영역을 총괄 지휘했다.
양 후보자는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 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