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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5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주최한 ‘아산 플래넘 2023’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계속 도발할수록, 한미 양국은 더 많은 협력과 군사 훈련을 하면서 동맹이 굳건해진다”며 “김 위원장도 전략이 있겠지만 지금 실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난 1991년까지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 저장고를 배치했었다. 만약 한국에 저장고 시설만 있다면 핵전력을 한반도 배치하는 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냉전기 시절인 1958~1991년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북한은 생존 자체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자신의 입지가 어떻게 될까. 아마 깊은 지하시설로 내려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한이 기어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도 주저 없이 핵무기로 대응해 북한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대해서는 “미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류 문화를 `악성 종양`이라고 표현하면서 “K팝 등 문화적인 영향으로 김정은 정권이 무너질 수 있기에 큰 위협이다”며 “김 위원장이 7차 핵실험을 나설 시, 나라면 김 위원장의 실패나 문제, K팝·K드라마를 담은 저장장치(드라이브)를 북한에 살포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아마 겁을 먹을 것이다”고도 했다.
북한이 당분간은 대화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은 지극하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도 같은 날 취재진을 만나 “김 위원장에게 하노이 회담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고, 이후 다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고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및 핵무기를 개발하는 중이라 현재로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여지가 없다. 김 위원장은 대화를 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역시 부정적이었다. 대신, 미국이 그만큼 적극적인 핵우산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에 대한 강력한 성명이 나오리라 기대한다”면서 “제재나 더 강력한 억제에 대한 확인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의 딸 주애를 둘러싼 후계자론에 대해선 “아직은 후계자로 삼고 있다고 하기엔 이르다. 현대적인 리더로서 가족을 대동하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고, 핵무기 프로그램이 차세대의 일이란 걸 강조하고 싶어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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