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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에서 '이니셜D' 찍은 폭주족들, 잡고보니 태반이 외국인

황영민 기자I 2025.04.22 13:05:51

경기남부청, 난폭운전 등 혐의 42명 입건
29명이 외국인, 카자흐스탄 국적 1명 구속·1명 퇴거
지난해 경기남부와 충남 당진서 70차례 난폭운전 일삼아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 화성, 평택에서 충남 당진까지 지역을 넘나들며 공도에서 위험천만한 운전을 게임처럼 일삼은 폭주족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붙잡힌 폭주족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으로 드러났다.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힘 폭주족들의 운전 장면. 드리프트를 하는 차에 매달려 다리를 내민채 곡예를 부리고 있다.(사진=경기남부경찰청)
22일 경기남부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위반(공동위험행위, 난폭운전) 등 혐의로 20~40대 남성 42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중 카자흐스탄 국적 20대 A씨는 구속됐으며, 같은 국적의 30대 B씨는 체류기간 만료로 강제 퇴거됐다.

이번에 검거된 인원 중 29명은 외국인이다. 국적별로는 카자흐스탄 10명, 우즈베키스탄 8명, 러시아 8명, 크리기스스탄 2명, 몽골 1명 순이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경기 화성과 안산·안성·평택, 충남 당진 등의 공용도로에서 외제 스포츠카 등으로 70여 차례에 걸쳐 난폭운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보면 A씨 등은 새벽시간 인적이 드문 도로에 차를 나란히 세운 뒤 이른바 공도 레이싱을 하기도 하고, 교차로 주변을 드리프트 주행으로 계속해 돌며 드론과 핸드 카메라로 그 모습을 촬영하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차량 주변을 돌며 영상 촬영을 하던 사람이 차에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조수석 창문으로 다리만 걸친 채 사람을 태운 뒤 드리프트 주행을 하거나 폭죽을 터뜨리기도 했다.

특히 구속된 A씨는 과속운전을 하는 중간에 핸들을 뽑아 창문 밖으로 내밀고 이를 촬영하게 하는 등 4차례 난폭운전과 1차례 공도 레이싱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카자흐스탄 국적 A씨 등이 SNS에 올린 영상. 공도 위에서 드리프트를 이어가며 노면 위에 타이어 자국이 수도 없이 남아있다.(사진=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은 ‘외국인들이 심야에 드리프트를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SNS와 관련 제보 등을 분석해 증거를 수집했고, 사이버국제공조포털을 활용해 SNS 운영사를 상대로 압수영장을 집행해 운영자를 특정했다.

42명의 입건자는 모두 20∼40대 남성들로, 다수가 직장인이거나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었다. 대부분 B씨의 SNS 계정을 통해 난폭운전 모임을 알게 돼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들의 출입국관리법, 도로교통법, 항공안전법 위반 등 여죄를 밝혀냈으며, 관할 지자체와 협조해 이들의 폭주운전으로 변색된 도로 노면을 보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교통안전시설 개선까지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온한 시민의 일상을 저해하는 난폭운전 등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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