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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각 세종 운용 로봇, 생산성과 안전성 모두 높이죠"

한광범 기자I 2023.12.12 16:21:28

[인터뷰]네이버랩스 김인욱·명효신 프로덕트매니저
"가로·세로로 생산성 높여…인간과의 협업도 안전하게"
"자율주행 알트비 운행 통해 실전 데이터 확보·검증도"

김인욱·명효신 네이버랩스 프로덕트매니저(PM)가 지난 7일 네이버 1784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각 세종에 로봇을 도입하면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생산성’이었습니다. 생산성을 높여야만 로봇을 쓰는 가치가 있다는 것이 개발과 운용 과정의 핵심 고려요소입니다.”

네이버랩스 명효신·김인욱 프로덕트매니저(PM)는 지난 7일 네이버 1784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의 로봇 운용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각 세종에는 네이버 제2사옥 1784와 마찬가지로 로봇이 실전 배치돼 있다. 자동화 로봇이 핵심 자산인 서버를 관리·운반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에 로봇이 도입된 첫 사례다.

데이터센터 내에서 인간 작업자들이 서버 등 자산을 운반할 경우 80~400㎏ 하중의 서버를 800m가량을 이동해 운반해야 한다. 각 세종에선 자동화 로봇 ‘세로(SeRo)’와 ‘가로(GaRo)’가 핵심 자산인 서버를 적재·운송을 담당한다. 세로는 IT 창고에서 최대 3m 높이에서까지 핵심 자산인 서버의 불출과 적재를 사람의 개입 없이 수행하고, 가로는 서버실과 로봇 창고를 오가며 자산을 운반한다.

자산 관리 로봇 외에도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ALT-B)도 각 세종을 누비며 축구장 41개 크기에 달하는 각 세종에서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다. 알트비는 네이버랩스의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로 움직인다. 알트비는 2017년 IT업계 최초로 국토교통부 자율주행 임시운행을 허가받고 복잡한 도심을 직접 달리며 개발한 독자적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트라이브(ALTRIV)’를 탑재했다.

◇“안전 가장 중요한 요소…추가적으로 유연함도 고려”

현재 각 2대씩 운용 중인 이들 로봇들은 아크(ARC, AI·Robot·Cloud) 브레인이라는 중앙에서 관제되는 서비스를 통해 시설 내 시설물, 정거장들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네이버는 향후 각 세종의 확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로봇을 투입하는 등 로봇을 통한 데이터 운영을 확장할 예정이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내에서 자산 적재·운송을 담당하는 가로·세로 로봇. (네이버랩스 제공)


가로·세로 책임자인 명효신 PM은 데이터센터 내부의 로봇 이용으로 인간 작업자의 안전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서버를 보관하기 위해 마련된 데이터센터라는 공간 특성을 고려할 때 좁은 공간에서 사람이 반복적으로 무거운 서버를 옮기게 될 경우 체력적, 신체적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명 PM은 “로봇 운용을 통해 사람 작업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동시에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기업은 최대한의 서버 수용공간을 가져갈 수 있다”며 “높은 작업공간과 무거운 서버 무게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로봇이 업무를 대체함으로써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시스템이지만 사람이 작업에 보다 안전하게 개입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 뒀다. 서버를 나르는 가로의 경우 기본적 시나리오상의 자율주행 시스템 외에도 사람이 직접 개입할 수 있다. 수백㎏ 무게의 로봇을 무선 컨트롤러로 움직이거나, 가볍게 끌 수 있는 파워어시스트 모드를 통해 직접 밀고 다니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가로가 아닌 사람이 세로 로봇과 함께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로보스테이션(ROBOSTATION)’도 마련돼 있다. 사람이 어렵지 않게 옮길 수 있는 소량의 자산이나 사람 작업자가 자산 창고에 훨씬 가깝게 있는 경우 사람 작업자의 개입이 오히려 업무에 효율적일 수 있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각 세종에서 인간과 ‘세로’ 로봇 간 협업이 가능하게 마련된 로보스테이션 구상도. (네이버랩스 제공)
명 PM은 “데이터센터에서 로봇을 운용하다 보니 로봇에만 의지하기에는 업무에 비효율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며 “안전이 중요한 영역이지만 (다양한 업무 환경이 가능한) 유연함도 필요했다. 안전한 동시에 유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로보스테이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각 세종은 최적 테스트베드…실전 운행 데이터 ‘차곡차곡’

인간과 로봇이 협업을 하게 되는 만큼 여기서도 안전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 사람과 로봇이 직접 대면하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로보스테이션은 인간과 사람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서버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명 PM은 “사람과 로봇이 인터랙션 할 때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되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내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 (네이버랩스 제공)


각 세종 내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의 경우도 네이버의 자율주행 기술이 총 집약된 로봇이다. 각 세종에서의 실제 운용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다. 김인욱 PM은 “충분한 운행을 통해서 필요한 운행 데이터는 물론, 여러 상황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실제 검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알트비의 경우 통상 정해진 루트를 달리는 다른 자율주행차들과 달리 탑승자의 입력에 따라 이동한다. 중앙 관제시스템인 아크브레인이 5G를 통해 로봇과 연결돼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가 가능한 것이다. 김 PM은 “아크브레인 덕분에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며 “각 세종은 물론 전혀 다른 공간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놓았다”고 말했다.

중앙관제 시스템이 작동하지만 돌발 상황 발생 시엔 알트비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김 PM은 “위험상황이나 고장 상황에선 알트비가 스스로 판단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 있다”며 “안전장치를 이중 삼중으로 해서 안정적인 운행을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현재 각 세종 내부에서 알트비는 일반 차량과 함께 내부 도로를 운행하고 있다. 김 PM은 “안전성 테스트가 충분치 않았을 땐 상황 통제를 많이 했지만 현재는 그냥 가급적 그대로 두고 있다. 여러 가지 문제를 다 풀면서 계속 검증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각 세종에서의 운행 경험은 알트비에 대한 성능검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기간의 시범 운영에 그치고 있는 다른 자율주행차 기업들과 큰 차별점이다. 김 PM은 “각 세종이라는 테스트베드에서의 상시 운행을 통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나리오 상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있다”며 “각각의 시나리오에 맞는 솔루션을 충분히 확보한 후 이를 통해 다른 공간으로 확장하는 형태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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