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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4학년 때인 지난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생활을 시작한 한 검사장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윤석열 사단’의 대표 검사로 꼽혔다. ‘특수통’ 검사로 SK 분식회계 사건, 대선 비자금 사건, 현대차 비리 사건, 국정농단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 수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손발을 맞추는 등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한 검사장은 줄곧 윤 당선인 입지 변화에 따라 큰 부침을 겪었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되자, 한 검사장은 중앙지검 3차장에 임명됐다.
중앙지검 3차장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관련 사건을 수사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 되자 한 검사장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하며 연수원 27기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과거 대검 중수부장 자리로 검찰 내 3대 요직으로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이후 한 검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탓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부터는 좌천되며 한직을 전전했다. 부산고검 차장검사에 이어 비수사 부서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거쳤다. 한 검사장의 시련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검언유착 의혹인 채널A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의 신분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이선혁)는 채널A 사건에 연루돼 강요미수 혐의를 받은 한 검사장에 대해 “공모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결정했다. 한 검사장으로서는 지난 2020년 4월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2년 만에 피의자 족쇄를 벗은 것이다.
이에 한 검사장은 이르면 다음달 께로 예상되는 차기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의 검찰 핵심 요직 후보로 거론됐다. 이처럼 차기 정부 출범 후 영전 가능성은 줄곧 제기됐지만 현직 검사장의 법무부 장관 발탁은 법조계의 예상을 깬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놀랍다. 파격적이다”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놀랍긴 하지만 오히려 수사를 책임지는 검찰 요직으로 보내는 것보다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며 “대통령이 책임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