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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다리가 없는 채 태어났지만 육상 챔피언이자 모델 겸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에이미 멀린스는 “장애보다 더 힘든 건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는 일”이라고 말했다.
20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5’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에이미 멀린스는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대담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겪었던 경험들을 역동적으로 풀어나갔다.
조윤선 전 장관은 “에이미가 가진 무한한 용기야말로 타고난 품성”이라며 용기있는 사람이 된 비결을 물었다.
이에 멀린스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자신을 좋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두 다리가 없다는건 자신의 특징일 뿐 그 일로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았다는 것. 또 목표를 정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육상을 한다고 했을 때 코치님은 점심시간을 쪼개서 무료로 날 가르쳐줬고, 동게 가게주인은 헐값에 비디오카메라를 넘겨주기도 했다”며 “의지와 열정을 갖고 머릿 속에 있는 것을 현실로 옮길 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니 더 값진 것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멀린스는 알렉산더 맥퀸의 패션쇼에 선 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 런웨이에 설 때 의족을 가진 내가 모델이 된다는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코나 가슴을 성형한 모델과 내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여가부 장관시절 노력했던거 하나가 여성 사회적 지위 상승시키고 여성 힘 싣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라고 회상하면서 여성 동료 리더 가운데 정말 우수하고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남들을 독려하는 사람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멀린스와 조 전 장관은 전날 만났던 두 하사관들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했다. 하사관들은 비록 북한의 지뢰도발로 다리를 잃었지만 그를 딛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멀린스는 “그들은 이왕이면 좀 더 멋진 모양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빨간 옷에는 빨간 의족을 차고 군복과 더 잘 어울리는 의족을 설계하고 싶어했다”며 “이것이야말로 긍정적인 사고며 우리가 자녀들로부터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들의 부모를 향해 “과잉보호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멀린스는 “부모님들이 걱정하는게 때때로 맞을 수도 있지만 끝까지 가보지 않으면 성공인지 실패인지 알 수 없다”며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건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편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에이미는 리노베이션(혁신)의 상징”이라며 “단순히 그녀가 가진 어려움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의족을 착용하면서도 창의성과 예술적 요소를 결합해 혁신의 상징이 됐다”고 칭찬을 거듭했다.
멀린스는 ‘두려움’이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나를 두려움이 없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불안함과 무서움은 동기부여 그 자체가 되고 많은 걸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불안감을 갖고 그것을 인정해야지만 무언가를 갈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민망함과 창피함에 너무 집중하는데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소통능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상대방을 공감하고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이를 남성의 능력과 잘 조화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멀린스는 “여성과 남성 비율이 비슷한 이사회일수록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을 경험했다”며 “빠른 결정능력을 가진 남성과 대화의 과정을 중요시하는 여성의 능력이 서로 보완돼 조화롭게 이뤄질 때 기업도 더욱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목표를 묻는 질문에 대해 멀린스는 “배우로서 삶을 좀 더 확장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제작자로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 같다”며 “예측할 수 없는 인생 자체가 흥미롭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