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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에 날아온 미사일 5대, 미군 방어시스템이 막았다

김보겸 기자I 2021.08.30 15:35:24

이라크전서 사용한 C-RAM이 미사일 공격 막아
공격 배후는 안 알려져…美정부는 IS-K 지목
전날 자폭테러 의심차량 공격해 민간인 9명 사망

카불 국제공항 인근에서 지난 26일 IS가 벌인 자살폭탄테러로 희생된 사망자들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로켓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미군 방어시스템에 가로막혔다. 미국 측은 이번 공격 배후도 지난 26일 자살폭탄 테러를 벌인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일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 철수를 하루 앞둔 이날 카불 국제공항 인근에 미사일 로켓포 5발이 발사됐다.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로켓포는 미군 미사일 방어시스템 C-RAM에 의해 격추됐다. 다만 로켓포가 모두 차단됐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며 현재로선 사상자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공격 배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측은 공항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 배후로 이슬람국가-호라산(IS-K)를 지목했다. 지난 26일에도 IS-K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 18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이번 공격과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미 정부 측은 배후를 단정짓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카불 국제공항에 로켓포 5대가 발사됐지만 미군 방어시스템에 가로막힌 30일, 탈레반원들이 파괴된 차 앞에서 보초를 서는 모습(사진=AFP)
미군이 31일까지 아프간에 남은 미국 시민과 위험에 처한 아프간 시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서두르는 가운데 IS가 추가 공격을 감행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전에서 적의 로켓 공격에 대응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항 인근에 C-RAM을 설치했다. C-RAM은 적이 발사한 로켓·대포·박격포를 근거리에서 공중 요격하는 방어 시스템으로, 해군용 방어 시스템을 육상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 미군을 겨냥한 발사체를 요격해 파괴하는 데 쓰였다.

전날에도 미군은 카불에서 추가 자폭테러 위험이 있는 차량을 선제 공격했다. 빌 어번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미군은 오늘 카불에서 무인기(드론)로 차량을 공습, 카불 국제공항에 대한 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습 과정에서 어린이 6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사망자 9명이 나왔다고 전해졌다.

미군 철수 전까지 공항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 참모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24시간에서 36시간 이내 또 다른 군사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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