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재판 나온 이철 부인 "이동재, 두렵고 공포스러워"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부인 손모 씨가 ‘검언유착 의혹’ 재판에 나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무엇을 알고 싶어 취재하는지 두렵다”면서 “저희 남편이 커다란 사기꾼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저희는 재산이 없다.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6일 이 전 기자와 백모 채널A 기자의 이철 전 대표 강요미수 혐의의 8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역시 ‘제보자X’는 불출석을 밝혔고, 이 전 대표의 부인 손 씨만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이날 이 전 기자가 이철에게 보낸 편지를 보여주며 당시 심경이 어떠했느냐를 주로 물었다. 손 씨는 이 전 기자의 편지를 보고 “남편이 그렇지 않아도 형을 많이 받는 상태다. 거기에다가 ‘형이 더 추가되면 75세, 80세에 나올지 모른다’는 (이 전 기자의) 글을 보고 왜 저희 남편에게 협박에 가까운 말을 하는지 두렵고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철은 앞서 지난해 6월 투자자 3만여명으로부터 불법으로 투자금 70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또 619억원의 투자금을 불법으로 유치하는 등 혐의로 지난 2월 추가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이 전 기자는 해당 사건에서 신라젠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간 관계를 취재하다 이철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편지를 썼다. 손 씨는 “(남편은) 신라젠이 암을 정복할 약을 개발한다고 해 기대를 많이 했다”며 “초기에는 ‘좋은 일에 투자하는 걸 기부라는 개념으로 해도 되지 않느냐’는 말을 전했다”고 언급했다.

손 씨는 특히 이 전 기자의 글을 보고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을 두려워했다. 손 씨는 “편지에서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수사가 진행되면 가족이 조사 받을 수도 있다. 가족 재산을 먼지 하나 털털 털어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 가족이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면서 “저는 죄지은 것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저런 이야기를 하니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한편, 손 씨는 밸류인베스트 코리아의 자회사인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파트너스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월급을 타왔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출근해 공과금 지출에 서명을 했다”면서 “검찰 조사 후 그간 받은 월급을 다 반납했다.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재산이 없다고 강조했다. 손 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경기도 양주에 검찰 수사인력이 왔었다”며 “저희 집은 부동산 5억원도 안된다. 무슨 재산이 있는것도 아닌데 너무 많이 힘들다”고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