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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KT 주주총회를 앞두고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의 건이 주총을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주주들에게 윤경림 후보자 선임 건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했지만, 국민연금(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10.12%)과 기관 투자자인 현대자동차그룹(7.6%)·신한은행(5.58%)의 표심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윤경림 후보자가 주총에서 차기 CEO로 최종 선임돼도 정부와의 관계 회복에 실패한다면 KT가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을지 걱정도 제기된다. KT의 주가는 국민연금의 발언이후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3만 원대도 붕괴했다.
국내 최대 통신사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디지털전환(DX)을 돕는 KT의 미래를 위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주주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을 부여해 폐쇄성 논란에 휩싸인 이사회를 개방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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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루이스, 윤경림 찬성 권고…“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 없어”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자문 보고서를 통해 주주들에게 주총에서 윤경림 KT CEO 후보자 선임 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함께 손꼽히는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다. 외국인 투자자 및 기관 투자자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글래스루이스는 이번 KT 주총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사내·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내놨다. 글래스루이스는 “내정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주주들이 모든 후보자들 선임에 찬성할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안건에는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송경민 KT SAT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건과,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KT렌탈 대표의 재선임 건도 있다. 다만, 임기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예전과 다르게 3년이 아닌 1년이다.
주가 폭락에…폐쇄적인 이사회 구조 바꿀 필요성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상임경제특보를 맡은 임승태 사외이사 후보자가 하루 만에 사퇴하는 등 외풍이 여전해 KT주가는 14일 장 마감 기준으로 2만 9300원에 머무는 등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임직원들 분위기도 엉망이다. 오픈채팅방에선 MZ세대 직원들이 모여 현 상황에 대한 우려,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비판, 움직이지 않는 KT노동조합에 대한 불만 등을 표출하고 있다. 한 직원은 “이번을 계기로 지금부터라도 국민기업답게 투명한 경영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 윤이 되든 말든”이라고 했고, 또 다른 직원은 “노조는 뭐하나. 정권은 간섭 말라 이런 거 무섭긴 하나 보네”라고 적었다.
통신업계 원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여러 배수의 후보를 올리면 서치폼에서 받아 평판 조회를 하는 등 과거엔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투명했는데, 이석채 회장 때 없앤 걸로 안다”며 “사외이사 추천 절차가 투명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 정보통신부 고위 관료는 “KT가 살려면 최대한 빨리 지배구조 개선안을 만들어 현재의 사외이사들을 바꿔야 한다”면서 “모든 주주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지금 KT는 이사회가 제 기능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추후엔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해야 한다. 권한과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 외에도 KT스카이라이프, 지니뮤직 등 KT 계열사 주주총회가 잇따를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31일 주총 안건을 확정하고, 지니뮤직은 31일 주총에 박현진 현 지니뮤직 CEO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강현진 CJ ENM 음악콘텐츠사업본부 음악사업국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과 서영철 이노특허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