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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에 대해 폐쇄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성명에는 전쟁 종식에 관한 MOU 제1조 불이행 등 미국의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과 약속 불이행, 그리고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이 끊임없이 합의를 위반하고 철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이 봉쇄 근거로 제시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메르통신을 인용해 이번 조처가 약속 위반에 대응하는 “첫 단계”이며, 공격이 계속될 경우 추가 조처를 취하겠다는 경고가 함께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한다는 내용의 MOU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18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재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MOU 발표 이후에도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19일 헤즈볼라와 휴전하기로 합의했음에도 헤즈볼라의 선제공격을 이유로 20일 오전에도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봉쇄 선언이 실제 군사적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미군이 아직 해협 봉쇄에 해당하는 이란군의 현장 움직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란의 봉쇄 발표 직전 폭스뉴스와 인터뷰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들을 되돌려 보내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여전히 봉쇄하고 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1,600만 배럴의 원유가 수송됐다며, 이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 수준과 맞먹는 양으로 해협이 실제로 개방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인터뷰는 이란의 재봉쇄 발표가 나오기 직전 시점에 진행된 것으로, 그 이전까지 파악된 상황을 근거로 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밴스 부통령은 18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MOU 발효 이후 하룻밤 사이 최소 1,250만 배럴의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분쟁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유가가 분쟁 이전 수준과 거의 근접하게 하락했고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직후에는 걸프만에 갇혀 있던 약 600척의 선박과 6,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및 유류 제품이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이란 정부는 봉쇄 선언과 별개로 외교적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 대표단이 스위스로 가서 후속 조치를 취하고 미국 측에 약속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MOU 발효에 따라 60일간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와 검증, 제재 완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며, 이번 봉쇄 선언은 이 협상 국면이 본격화되기 직전 변수로 떠올랐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 안정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선박 추적 조사기관 케플러의 맷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페르시아만에서 선박들의 대규모 이동이나 급격한 통행량 증가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짚은 바 있다. 이란 관영 언론은 호르무즈 해협이 60일간 통행료 징수 없이 개방되며 그 이후에는 오만과 공동 관리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밴스 부통령은 해협이 장기적으로 통행료 없이 개방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밝히며 이란 측 주장과 온도 차를 보여왔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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