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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감기 기운 있어 마스크 쓰고 등교"…코로나 유행 속 개학한 학교 풍경

김윤정 기자I 2024.08.22 15:39:23

중·고등학교 이어 초등학교도 속속 개학 시작
더운 날씨에도 마스크 쓰고 등교하는 학생들
학부모 "면역력 약하거나 활동 많은 저학년 걱정돼"
"감기수준으로 약해진 코로나, 큰걱정 없다" 반응도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코로나에 확진됐는지는 모르겠는데 감기 기운이 있어서 마스크 쓰고 왔어요.”

22일 오전 8시 30분께 찾은 서울 양천구 A초등학교 서문은 등교하는 학생들과 자녀를 배웅하는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A초등학교의 개학 날로, 전국 학교들은 이번 주부터 여름방학을 끝내고 본격 2학기 개학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시작된 개학인 탓에 무더운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20일 오전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A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B군도 보건용 마스크를 끼고 등교했다. B군은 “코로나 검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혹시 몰라 마스크를 쓰고 왔다”고 했다.

면역력이 약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씌운 채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4학년 딸과 함께 등굣길에 오른 하예진(48)씨는 “코로나가 감기 수준으로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이가 자주 아파서 확진될 경우 입원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씌우고 학교에 보냈다”고 말했다. 홍모(37)씨의 1학년 딸도 마스크를 썼다. 홍씨는 “먼저 개학한 중학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며 “특히 저학년 아이들은 활동량이 많아 아이들 간 접촉이 잦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등교 지도를 하던 A학교 관계자는 “코로나가 재유행하고 있으니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님들께 어제 보냈다”며 “코로나 초기와는 달리 이제는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을 만큼 (마스크 착용에) 큰 거부감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김윤정 기자)
반면 코로나를 예전만큼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반응도 많았다. 2학년 손녀의 등굣길을 배웅한 엄홍식(69)씨는 “지금 코로나는 일종의 감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마스크 착용도 의무가 아닌 자율이기 때문에 손녀에게 굳이 마스크 착용을 권하진 않았다”고 했다. 최모 씨도 “3학년 딸이 마스크를 답답해해서 안 끼고 갔다”며 “코로나에 익숙해져서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개학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2학년·5학년 자녀를 둔 김모 씨는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가라고 말했지만 불편하다고 쓰지 않고 갔다”며 “주변에 확진자가 더 많이 생기면 아이들이 스스로 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등교하던 5학년 최호연 양은 “방학 기간에는 확진된 친구가 별로 없었다”며 “학교에서 확진된 친구가 많이 나오면 마스크를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6일 코로나에 감염된 학생이 고열이나 심한 호흡기 증상을 보일 경우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쉴 것을 권고했다. 증상이 사라진 다음 날부터 등교하도록 했으며, 진료확인서, 의사소견서, 진단서 등을 제출하면 등교하지 않은 기간도 출석으로 인정(출석인정결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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